19년간의 평화수업
19년간의 평화수업
  • 김성현
  • 승인 2007.07.3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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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     ©독서신문
탈레반 세력에 의해 피랍된 23명의 한국인들로 인해 온 나라가 복잡하다.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지역에 간 것부터가 문제라느니 제국주의적 선교를 하는 한국 교회의 문제라느니 순교를 각오하고 간 이들이니만큼 국민들의 세금으로 그들을 구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듣고보면 섬뜩할 정도의 내용이 인터넷에 난무한다. 고 김선일 씨의 경우와는 정반대의 반응이 나오는 형편인 것이다. 당시에는 우리 국민의 생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에서 철군을 말하기도 했고 돈으로라도 협상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탈레반은 우리말로 하자면 ‘신학도’ 정도가 된다. 애초에는 경전을 연구하며 신의 뜻을 헤아리는 집단이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외부적 환경과 내부적 변화에 따라 살벌한 정치집단으로 보일만큼 변했다. 평화를 말하는 이슬람의 한 부분인 그들에게 있어 현재는 외부인의 생명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지가 더 중요한 상태가 된 것이다.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문제적 구도인 것이다.
미국의 이중적 태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도 하고 인간적 욕심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도 한다. 어쨌든 지금의 상태는 심각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지금은 지금의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일촉즉발의 위기 앞에서 평화를 말하면 한가한 사람 취급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평화를 위한 몸부림은 그래서 더욱 금하고 소중한 게 아닌가 싶다.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19년간의 평화수업>(책으로여는세상)이라는 책이 있다.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콜먼 맥카시가 1982년 어느 날 ‘담장없는 학교’라는 가난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1일 교사로 글쓰기를 가르치는 기회가 있었고 그 수업이 그의 인생을 180도 달라지게 하여 자청하여 “평화”(peace)를 가르치게 되어 그후 소년원, 가난한 공립학교, 부유한 지역의 사립학교, 여러 대학교와 로스쿨 등에서 5천명이 넘는 학생들을 만나며 20년 넘게 평화와 비폭력을 가르치게 된 내용을 재미나게 들려준 책이다.
이 책은 말하자면 ‘평화 전도사’ 콜먼의 수업노트인 셈이다. 콜먼의 재미난 수업방식, 학생들과 함께 한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평화를 왜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지, 평화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는 현재 비영리기관인 ‘평화교육센터’ 소장으로 평화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의 한계도 보인다. 저자가 19년 동안 '펑화수업'을 하면서 경험한 에피소드나 감동이 대부분이고 '평화학'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몇 가지 세계적 평화운동가들의 논문이나 글들을 소개해주었을 뿐 실제적인 평화교육을 위한 교재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 다만 발상의 변화나 가치관의 정립에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
돌아보면 콜먼이 평화교육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할만큼 자유 사회에도 평화에 대한 교육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다투라고 가르치지는 않지만 평화하는 방법과 철학에 대해 구체적인 교육을 하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을 종교에 의존하는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는데 따지고 보면 대부분의 전쟁은 종교적 이유와 배경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보면 종교가 평화의 주적이 아닐까 싶다. 답답한 노릇이다.
내면의 평화를 얻어야 그 평화의 모습을 외화시킬 터인데 내면이 복잡하고 치열하기만 하니 그것이 문제가 아닐까. 내면의 평화를 얻기 위한 작은 시도들이라도 얼른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집단적 평화로까지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그 시작은 개인이 아닌가. 선한 개인과 집단적 광기가 연결된다는 것은 모순이지 않은가. 평화가 그립다. 평화를 만드는데 함께 나서자.
 
읽고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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