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申東曄) 시비(詩碑)에서 읽은 시
신동엽(申東曄) 시비(詩碑)에서 읽은 시
  • 이병헌
  • 승인 2007.07.31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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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시인 · 소설가 , 임성중 교사)
▲     ©독서신문
한 여름이 우글거리는 날 신동엽 시인의 생가와 시비를 돌아보기로 했다. 우선 신동엽 시인의 시비를 찾아보기로 했는데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물으니 아는 사람이 없다. 그 지역에 살아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부여군청을 찾았다. 군청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군청으로 들어가는 남자를 만나서 물어보니 상세하게 대답을 해 주면서 관광안내도 까지 챙겨주었다. 그 분이 공무원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많이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군청에서 나와서 백제대교 쪽으로 가다가 좌회전이 허락된 곳으로 들어가니 주차장이 나온다. 바로 주차장 위에 솔밭이 있었고 그 곳에 신동엽 시비가 눈에 들어왔다. 소나무 사이에 자리잡은 신동엽 시비는 세월을 온몸으로 만난 흔적이 엿보인다. 이 시비는 1970년 4월 유족과 친구들이 1주기를 맞아 세운 것이라고 하니 건립한지 37년이나 되었다. 지금 세워지는 다른 시비와 비교해서 초라함을 느끼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신동엽 시인은 1930년에 부여에서 태어나서 조국의 해방과 6. 25전쟁,  4. 19,  5. 16의 격동기를 지나면서 민족혼으로 삶을 불태우며 40년의 짧은 삶을 살다 간 시인이다. 매년 부여문화원에서는 그를 기르는 행사를 한다. 백일장과 문학의 밤을 열어 그의 문학적인 삶과 문학을 재 조명해주어 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빛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비 옆에는 그의 시를 담은 종이가 코팅이 되어서 걸려있어 그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의 시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시비에는 그의 시 가운데 가장 서정적이라는 시 ‘산에 언덕에’ 가 새겨져 있었다.
   

            산에 언덕에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 곳을 나와서 신동엽 생가로 갔다. 그의 생가는 두 번 가 본적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입구에 주차장이 마련되어있어서 다행이었다. 큰 도로에서 70미터 정도 들어가니 보훈회관을 지나 그의 집이 나타났다. 그의 생가는 시내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소박한 서민주택으로 몇 점의 유품을 지닌 채 보존되어 있었다. 작년에 왔을 때는 그의 시가 담긴 액자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것들이 방안에 있고 문이 잠겨져있는 것이 아쉬웠다. 그것이 훼손될까봐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신동엽 생가를 나오면서 그의 시 '산에 언덕에'를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겨보았다.
 
읽고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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