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시인 · 소설가 , 임성중 교사)
|
신동엽 시인은 1930년에 부여에서 태어나서 조국의 해방과 6. 25전쟁, 4. 19, 5. 16의 격동기를 지나면서 민족혼으로 삶을 불태우며 40년의 짧은 삶을 살다 간 시인이다. 매년 부여문화원에서는 그를 기르는 행사를 한다. 백일장과 문학의 밤을 열어 그의 문학적인 삶과 문학을 재 조명해주어 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빛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비 옆에는 그의 시를 담은 종이가 코팅이 되어서 걸려있어 그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의 시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시비에는 그의 시 가운데 가장 서정적이라는 시 ‘산에 언덕에’ 가 새겨져 있었다.
산에 언덕에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 곳을 나와서 신동엽 생가로 갔다. 그의 생가는 두 번 가 본적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입구에 주차장이 마련되어있어서 다행이었다. 큰 도로에서 70미터 정도 들어가니 보훈회관을 지나 그의 집이 나타났다. 그의 생가는 시내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소박한 서민주택으로 몇 점의 유품을 지닌 채 보존되어 있었다. 작년에 왔을 때는 그의 시가 담긴 액자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것들이 방안에 있고 문이 잠겨져있는 것이 아쉬웠다. 그것이 훼손될까봐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신동엽 생가를 나오면서 그의 시 '산에 언덕에'를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겨보았다.
읽고 생각하는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