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시대 차이의 관용을 호소하다!
|
한국인들을 납치한 이들 탈레반은 아프간정부에 의해 수감되어 있는 조직원들과의 교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탈레반의 이러한 민간인 납치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지만 그 사태의 본질을 따져보면 문제가 간단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을 벌였을 당시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었던 탈레반의 입장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주둔중인 외국군들에 대해 적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특히 탈레반이 이슬람 근본주의자라는 점에서 볼 때 기독교에 대한 반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리의 경우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주둔 중이었고 거기다가 이들 한국인들이 선교 활동 중이었던 기독교인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차이의 존중』은 오늘날의 극단주의 시대에 차이의 관용을 호소하는 책이다. 문명 간 충돌로 위기를 맞은 우리 시대에 '종교가 갈등의 원천이 아닌 평화를 앞당기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인종 갈등과 문명 충돌, 테러 행위에 대한 종교적 정당화가 나날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 시대에 서로가 '타자'를 위해 공간을 내주는 것, 즉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여기서 '타자'란 우리와 인종이나 피부색, 신앙 등이 다른 사람을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타자를 우리의 믿음과 생활방식을 위협하는 존재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인류 공동의 유산을 풍부하게 해준 존재로 볼 것인지에 대한 종교의 대답을 보여준다.
이 책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에 필요한 주제어로 통제와 공헌, 자선, 창조성, 협동, 보존, 화해, 희망의 언약을 제시하고 있다. 종교는 불화의 원친일수 있지만 종교는 갈등 해결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유대교 최고 지도자인 저자는 종교와 문화를 아우르는 객관적인 관점으로 자신의 종교인 유대교도 철저히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를 통해 유대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가치는 결국 화합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문화와 종교를 초월한 화합을 제안하고 있다.
조너선 색스 지음|임재서 옮김 / 말글빛냄 펴냄 / 376쪽 / 15,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