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창작에의 열정
끊임없는 창작에의 열정
  • 김경배
  • 승인 2007.07.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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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풍자소설집 펴낸 작가 이길융
전 국립중앙극장장을 역임한 상산(象山) 이길융 선생이 『강도 공화국』이라는 세대 풍자 소설집을 내 놓아 화제다. 『한강 나니니』 『가시꼬네 사랑이야기』 『하얀방 임마뉴엘』등 장편소설과 희곡집 『거북선아 돌아라』를 계속 발표하고 있는 그의 이번 작품집은 이상향을 꿈꾸는 여러 세대를 작가의 해학적인 필치로 그려 논 7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     ©독서신문
문학에 대한 애정과 집념
그는 그 누구보다도 문학을 사랑하는 문학인이다. 그래서 그가 제일 좋아하는 호칭도 작가다. 가끔 지인들을 만나면 국장님 혹은 과장님 등 옛 공직에 있을 때의 호칭을 부르는데 무엇보다도 작가라는 호칭이 제일 애착이 간다고 말할 정도로 작가로서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이길융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소설을 써왔다. 당시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와서 책을 출간하겠다고 다닐 정도로 그는 문학에 심취해있었다. 하지만 그의 문학인생은 박종화 선생을 만나면서 크나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 그의 작품을 본 박종화선생은 한 3년 정도 있다가 출판을 하라고 했다한다. 그의 말대로 3년 뒤에 자신의 작품을 읽어보았더니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는 것. 그래서 선생이 왜 3년 뒤에 출판을 하라고 했는지 깨닫게 되었다면서 지금도 작품을 완성한 후 1년 정도 묻어놨다가 발표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공직생활에 있으면서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문학작품을 발표한 것은 그가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라고 한다. 공직에 얽매이지 않게 되자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되었고 그럼에 의해 작가적 상상력이 더욱 발산되어 작품 활동에 전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그의 삶은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지금도 그의 문학적 열정은 그가 꾸준히 작품을 구상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원동력 속에 그의 작품은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아주 간결하게 세태를 풍자하고 읽는 이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다.
 
▲     © 독서신문
세태 풍자소설집 『강도 공화국』
그가 이번에 발표한 소설집 『강도 공화국』에 나오는 단편들은 모두 이상향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가 이길융은 이상향에 대해 “이상향은 어딘가 따로 있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주변에 이야기할 친구가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서로 도와주는 이웃이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권두소설인 「강도 공화국」은 강화도 군수 후보에 나선 세 후보를 빗대 정파와 이념에 따라 갈기갈기 찢어진 오늘의 정치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무릉원의 안내양」이란 작품은 고등학교 때 결성한 유토피아 계원들이 꿈에 그리던 중국의 무릉원을 찾아 가보지만 도연명이 쓴 무릉도원은 찾지 못하고 중·일 전쟁과 한국의 남북전쟁을 겪은 안내양의 아버지와 월남전을 겪은 한 계원의 이야기 속에서 진정한 이상향은 가족과 친구가 있는 내 가정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줄탁선생과 수학여행」은 우리나라 남쪽 관광지에 얽힌 설화 같은 이상촌을 고교 졸업반 학생들이 찾아다니면서 줄탁선생이 학생들에게 사랑과 현실생활에 대한 지혜의 눈을 뜨게 하는 웃음과 해학이 넘치는 작품이다.
「줄탁선생의 신혼여행길」은 한말 고종황제가 60세에 낳은 덕혜옹주가 일본황실의 강권으로 대마도도주의 아들 다께유기와 정략 결혼하게 되어 일어난 비련의 이야기로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마사에가 줄탁선생의 부인이 된 동료 선생의 말 못하는 외할머니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근세사의 아픈 역사를 풍자한 픽션이다.
「탱자나무 울타리집」은 조선조때 정치 죄인을 남쪽 섬에 귀양 보내 집을 짓고 탱자나무로 울타리를 쳐 위리안치 시킨 것을 빗대 오늘날 비난받아 마땅한 정치인들과 뇌물 먹은 공직자들을 인터넷상에 탱자나무 울타리집 감옥을 만들어 잡아넣으라고 주장한다.
「질경이 처럼」은 ‘민주주의는 질경이풀 같이 승리자의 황금마차 길에서 땅옷을 깔아주는 사람이 많아야 잘되 간다’고 외치는 민주화 운동 기록도 없이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스병에 걸린 한 청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청둥오리」는 감원된 하이칼라 은행원이 김장사를 하면서 터득한 상술과 진리를 말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단편들이 이상향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그 꿈은 자기의 꿈으로 족하지 남에게 강요하거나 이웃을 해치는 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활철학을 담고 있다.
 
끊임없는 창작에의 열정
작가 이길융은 최근에도 끊임없이 작품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최근에 집필중인 작품은 『숨쉬는 땅』이란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가 지난 95년도에 발표한 『숨쉬는 하늘』의 후편에 해당하는 것으로 『숨쉬는 하늘』이 4.19이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이 작품은 그 이후의 내용을 그리고 있다.
 『숨쉬는 하늘』은 당시 세간의 화제를 모은 소설로 일제 때 독립운동을 하러 만주에 온 동창과 결혼한 만주족 출신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이 여인이 시댁인 남한으로 애를 낳으러 왔다가 해방을 맞이하여 남한에 머물게 되고 남편은 소련군에 의해 강제로 북한에 끌려가 서로 남과 북에 따로 떨어져 살게 된 비극을 그린 이야기이다.
그의 소설관은 독특하다. 그는 좋은 소설이란 “생각과 가지치기를 잘해야 된다”고 말한다. 아무리 소재가 좋고 문장이 뛰어나더라도 독자들이 작가의 생각과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좋은 소설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문학가는 인생을 함축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우리가 보지 않은 세계를 설명할 수 있어야 진정한 시인이요 작가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작가 이길융. 그는 오늘도 끊임없는 창작에의 열정 속에 집필에 열중이다.
 
이길융
소설가 희곡작가
장편소설 『숨쉬는 하늘』『한강나나니』외 다수
단편 『일륜호의 꿈』 희곡 『거북선아 돌아라』등
국립중앙극장장 저작권심의조정위원장 등 역임
한국문인협회남북문학교류위원장 국제펜클럽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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