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대중화를 위한 열정 시인 이지엽
문학대중화를 위한 열정 시인 이지엽
  • 김경배 기자
  • 승인 2005.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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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열린시학 ·「고요아침」 주간


▲ 시인 이지엽

‘시와 시조가 같이 존중되는 문학지’


 대한민국에서 발간되는 문학지는 200여종이다. 많다면 많을 수 있고 적다면 적을 수 있는 이들 200여종의 문학지들이 어쨌든 그 질적 수준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들 200여종의 문학지중에 제대로 발행되거나 흑자를 보이는 문학지는 얼마나 될까. 불행하게도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대다수 문학지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선정하는 우수문예지에 채택되어 어느 정도 지원을 받는 문학지나 기업체들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운영하는 일부 문학지를 제외하고는 언제 폐간될지 모르는 두려움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는 것이 한국문단의 현실인 것이다.

 계간 <열린시학> 역시 다른 문학지처럼 어려움을 겪으면서 꿋꿋이 버티고 있는 문학지중 하나이다. 하지만 <열린시학>은 다른 문학지에 비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열린시학>이 추구하는 문학세계는 바로 한국의 전통시에 대한 존중이다.

 즉, ‘시와 시조가 같이 존중되는 문학지’가 바로 <열린시학>인 것이다.
 
육체적 고통을 정신적인 풍요로 승화시킨 이지엽

 그런 <열린시학>의 선두에는 이지엽 시인이 있다. 땅끝 마을인 해남에서 태어난 이지엽 시인의 어린시절도 동시대를 살아간 세대들과 다를 바 없었다. 가난한 생활로 인한 육체적인 고통은 그 당시 큰 아픔이었다. 하지만 이지엽은 당시의 육체적 고통을 정신적인 풍요로 승화시켰다.

 주변을 돌아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자신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일깨워가면서 문학에 빠지고 시상에 빠지고…….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자연을 노래하는, 삶을 노래하는 시인의 길을 쫓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그는 그의 삶을 다스려 갔다. 삶의 향기를 쫓아, 자연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쫓아, 풍요로운 세계,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 날 자신에게 시인이라는 이름이 새겨졌다고 한다. 하지만 시인 이지엽이 정신적인 풍요를 찾는데 에만 그쳤으면 그의 삶은 그냥 평범하기 그지없을는지도 모른다.

 이지엽은 다른 이들에게 찾기 힘든 사명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에 대한 향수, 문학에 대한 안타까움, 문학발전을 위한 정열. 그것이 바로 이지엽에 대한 평가를 다르게 하는 이유이다. <열린시학>이라는 문학지를 창간하여 11년째 운영하면서 꾸준히 시인들을 발굴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문학의 발전을 위해 광주에서 발간되는 계간지 <시와사람>이나 월간 <현대시>, 계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등을 고요아침이란 출판사를 통해 유통시키고 있다. 비록 자신이 운영하는 출판사 영업망을 통해 이들 문학지를 유통시킨다지만 손해를 보면서 이렇게 한다는 것은 그의 문학에 대한 열정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단초인 것이다.
 
 4년여동안 200여종 펴낸 「고요아침」

 시인 이지엽의 고민은 바로 문학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열린시학>을 운영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는 더 이상 문학지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지엽은 고민 끝에 출판사를 차릴 결심을 하게 된다. 벌써 4년째 접어든 「고요아침」이란 출판사가 그것이다. 4년이란 기간이 짧지만은 않지만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출판계의 현실에서 그것도 대형출판사도 아닌 출판사가 200여종의 책을 발간했다는 것은 충분히 놀랄만한 일이다.

 「고요아침」에서 나온 책중 대표적인 것은 kbs인간극장 5부작?mbc 아주 특별한 아침에 반영됐던 동자승이야기 『얼굴』(이지엽 저)이다. 물론 1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또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테마 에세이인 『관계』『삶과 죽음에 대하여』『사랑과 외로움에 대하여』여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고요아침」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장르가 바로 불교서적이다. 서옹 스님의 대중 법문집인 『사람』을 비롯하여 경봉 스님이 당대 선사들과 나눈 서간문 『편지』, 일본 열도를 감동시킨 『달마, 머리를 치다1,2』(素空慈 지음)등이 그것이다.

 이밖에 열린시학 시인선집이나 열린시학 정형시집 등의 시선집. 김호길의 『바하사막 밀밭에 서서』를 비롯한 에세이집, 이재인의 『뱀삿골 오딧세이』를 비롯한 소설 및 동화, 송강정철의 이야기를 다룬 『고집불통 송강평전』(박영주 저)등 인문실용서 등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다.
 
 현대시조에 대한 이지엽의 애정
 
 파주출판단지에 조그만 보금자리를 마련, 이제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지엽. 그가 고민하는 것은 출판사의 성공이나 개인적인 영달이 아니다. 그는 시인임과 동시에 시조시인이다. 그래서 일까. 그는 시조에도 관심이 많다.

 내년은 현대시조 100주년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전통시인 시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 왜일까. 이에 대해 시인 이지엽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관계자들의 비노력, 그리고 국민의 무관심’이 함께 어울려진 것이라고 말한다.

 즉 일본의 경우 전통시인 하이쿠(5,7,5조 17자로 쓰는 일본의 전통시)는 일본정부와 관련시학계, 그리고 국민의 노력으로 세계적인 장르가 되었지만 한국의 시조는 이제 잊혀져가는 역사의 부산물로 전략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지난 7년간 현대시조 보급사업을 해왔으며 현대시조 100주년인 내년에도 현대시조를 살리기 운동을 적극 펼칠 것이라는 그의 다짐과 애정에 현대시조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이지엽
문학박사 경기대 교수
1982년 한국문학, 1984년 경향신문에
시와 시조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
성균문학상,평화문학상,중앙시조대상 수상
계간 「열린시학」편집주간
<조선일보><중앙일보>신춘문예 심사위원
『샤갈의 마을』(시집)『해남에서 온 편지』(시조집)
『현대시창작강의』(연구서) 등 다수

독서신문 1393호 [200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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