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보자
똑바로 보자
  • 김성현
  • 승인 2005.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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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같은 상황을 맞는 다른 이들의 반응의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분야이건 마찬가지이겠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도청 건과 관련한 극명한 입장 차이는 보는 이를 헷갈리게 하거나 혼란스럽게 한다.
 역대 안기부장 또는 국정원장들이 대부분 연루되어 있는 것으로 정리되어 가고 있는 '도청'이라는 소재는 이 사회를 분열로 몰아가는 원인이 되고 있는데, 특히나 그 상황을 대하는 이들의 입장의 차이에 따라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이다.
 문민정부 시절 안기부장들은 공소시효 만료로 불법이 확인되었지만 처벌을 할 수 없는 형편이 되고,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은 같은 죄를 가지고(어쩌면 더 경미했을지도 모르는) 구속 수감된 상황이다. 동일한 죄에 대해 동일한 처벌이 가능하지 않은 이 대목을 가지고 현 대통령은 공소시효라는 것이 유리한 자를 위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는 안타까운 소회를 밝힌 바도 있다.
 전직 국정원장의 구속을 보며 김대중 전대통령은 없는 일을 만들어 가지고 구속까지 시키는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니 그분의 자기 사람 사랑에 대해 놀랍도록 인정하고프지만 이미 검찰의 조사를 통해 나온 사안만 보더라도 실정법 위반은 분명해 보이기에 전직 대통령의 심정을 보는 내 마음도 착잡하다.
 그만큼 아래 사람을 믿고 일을 맡겼으며 그들은 나름대로 이번에 걸린 부분이 아닌 부분에서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을 것이다. 실제 역량있는 이들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그들의 잘한 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잘못한 일에 대한 평가이며 처벌이다.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성과에도 불구하고 반성은 해야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반응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유감이다. 심지어 이번 건을 가지고 호남고립이라거나 이전 정부와의 선긋기라는 식의 해석이나 표현을 하는 이들은 정말 사안의 본질을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떳떳하지 않은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고 국민을 호도하려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입장에 따라 다른 생각을 가질 수는 있으나 있는 사실을 없는 것으로 하거나 조작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공이 있는 것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과가 있음을 밝히는 일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계속 해나가야 할 과제라고 본다면 사안마다 정확한 상황인식과 평가, 그리고 대처가 필요한 것이지 호도나 왜곡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 왜곡과 호도가 우리 역사를 얼마나 망가뜨렸었는지 돌아볼 절실한 시점이다. 그 왜곡에 힘겨웠던 이들이 왜곡에 나서는 일은 정말이지 씁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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