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의 지형을 넓힌 도시형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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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야환담 창월야는 작가가 구상하고 있는 『월야환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뱀파이어, 라이칸스로프, 그리고 인간이 펼치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도시형 판타지이며, 전작 월야환담 채월야의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괴물을 사냥하는 또 다른 괴물들의 이야기.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여러 문화적 콘텐츠에서 많이 접해 왔다. 심연을 들여다보기 위해 더 깊은 심연이 되고 몬스터를 잡기 위해 더 강한 몬스터가 되어야 하는 자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처절한 비장미와 무제한 폭력의 지평을 열어준다.
싸움, 싸움, 싸움으로 이어지는 뱀파이어와 라이칸스로프, 그리고 뱀파이어 사냥꾼의 이야기에서 작가는 아이템을 활용하고 재구성하는데 뛰어난 기량을 발휘한다. 또한 질주하는 인생들의 언어, 적과 아군의 전투력 밸런스를 맞추는 조밀한 설정, 유혈낭자한 액션신은 과연 이 작가가 두말할 나위 없는 게임메이커임을 말해준다.
또한 이 작품을 주목하는 이유는 판타지라는 장르 자체가 모험과 환상을 모티브로 삼고 있어 국내 일반 독자들로부터 너무 비현실적이고 만화적이라고 외면 받아왔던 난점을 극복할 수 있을 미덕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판타지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점, 이는 장르문학도 본격문학이 끌고 가려는 내용성과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읽는 재미를 더해 메시지까지 담을 수 있다면 판타지 소설의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홍정훈 지음 / 디앤씨미디어 펴냄 / 1~8권 각 8,000원
독서신문 1393 [200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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