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활자
여행생활자
  • 권구현 기자
  • 승인 2007.07.1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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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유성룡의 여행생활자     © 독서신문
어딘가로 향해 길을 떠난다는 것은 그 곳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채로, 그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새로운 도전이다.
 
그래서 여행은 인생에 자주 비견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쌓이는 삶의 연륜처럼, 여행에서의 하루하루는 분명히 우리 가슴에 무언가를 새겨 넣고 있다. 이런 가슴에 새겨짐이 좋아 한 없이 여행을 한 사람이 있다.
 
여행에서의 생은 지금의 생이 아닌 다른 생을 살아보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 여행상활자 유성용이 그 주인공이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 라는 부제처럼, 책장을 넘길 때 처음 눈에 들어오는 저자의 프로필이 참 쓸쓸했다. 고향도 없이 배를 타거나 북한산, 지리산 자락 등지에서 살았다는 그에게 여행이란 어떤 의미였기에, 뚜렷한 연고도 없이 티베트, 인도, 네팔 등지로 방랑을 했던 것일까?

그의 발걸음에 사람들이 말하는 관광명소들은 중요치 않다. 가난 속에 자신의 삶을 찾아 그 빛을 발하고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외진 세상만을 찾아다닌다.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그 곳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어가고 있다.
 
자신을 모르는 낮선 곳에 흡수되어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저자는 어쩌면 현대인이 가장 탐내는 은밀한 욕망을 표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한없이 쓸쓸한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여행에선 왠지 모를 부러움이 느껴진다. 일반인들은 쉽사리 행할 수 없는 자아를 지우는 여행, 또 다른 생을 선택하는 여행을 하는 그의 행보가 끊이지 않고 쭉 계속 되었으면 하는 기대마저 생긴다.
 
 나는 무엇을 완결 지으려 하는가.
 모른다.
 나는 다만, 완결 짓지 못한 내 마음의 자락들에 부림을 당하거나
 그 모든 것을 끊어버리고 현명해지거나 할 것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여행 속에서 끊임없이 느끼며 읖조린다. 무엇을 느끼는지를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순간순간의 깨달음을 이 책 안에 옮겨 놓고 있다. 책 속에는 지역에 대한 안내는 고사하고  그 흔하디흔한 지도조차도 없다. 오지에 대한 안내서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당황스러울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과 글만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을 따름이다.

여행 속에서 찾아가는 자기 자신의 모습들, 그 내밀한 기록 속에서 우리는 이 생에서 다른 생을 살아보기 위한 욕구를 조금은 해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여행생활자
유성용 지음 / 갤리온 펴냄 / 360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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