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국 군대에서 '심문 전문가'로 활동했던 이 책의 저자 그레고리 하틀리는 정보의 진위를 가리려면 일단 상대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행동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많은 포로를 상대로 거짓을 식별하고 진짜 정보를 캐냈던 저자는 이 경험을 심리학과 연결시켰고, 그 결과 일상생활과 비즈니스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거짓말 식별 기술'이 탄생했다.
저자의 '거짓말 식별 기술'을 살짝 들여다보자. 우선 상대의 접근 감각과 정보 분류 방식, 성격 유형, 기질을 분석해 '배경 정보'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판단의 기준선'을 정한 뒤, 상대의 말이 자신이 설정한 '기준선'에 부합하는지, 벗어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서 접근 감각이란 시각, 청각, 운동 감각을 말하며, 정보 분류 방식은 경험을 '순서, 시간, 사건'에 따라 기억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한 개인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MBTI의 기준을 더한다면 더욱 금상첨화다. 직관형과 사고형이 결합된 '합리론자'는 거짓말을 안 하는 편이고, 만약 하다가 들키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는다. 직관형과 감정형이 결합된 이상주의자는 거짓말이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거짓말을 상당히 잘한다.
또한 감각형과 판단형이 결합된 '수호자'는 규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감각형과 인식형이 결합된 '예인'은 진실이 아닌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며 거짓말을 하나의 오락으로 여길 정도로 여유가 있다.
이런 정보를 내 것으로 익혀 두면, 일상 생활에 고스란히 적용도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 발생하는 의심스러운 상황, 비즈니스 미팅에서 상대방의 패를 읽기 위해 벌이는 신경전, 연봉협상에서 팽팽히 오가는 긴장 등 일상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저자의 주장은 쓸모가 있다.
또한 저자는 무엇보다 일상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진실과 거짓을 밝히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에 임할 때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이성을 잃지 말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거짓말에 대한 심리학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 일상생활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거짓말에 속지 않고 주도권을 잡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포로를 심문하던 기술이 어떻게 일상 생활에 적용되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 거짓말의 비밀
그레고리 하틀리, 마리안 카린치 지음 | 김상태 옮김 | 북노마드 펴냄 | 319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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