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번역 수준 미흡·유럽권 작가 편중·서구 중심의 세계문학 실패요인으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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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출신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80)를 201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상 위원회는 "흐리면서도 압축된 심상을 통해 현실에 대한 신선한 접근법을 제시했다(through his condensed, transluscent images, he gives us fresh access to reality)"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앞서 유럽 언론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고은 시인을 올해 노벨 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했으나 끝내 그의 이름은 불려지지 않았다.
1996년 이후 15년 동안 노벨문학상을 소설가나 극작가가 차지했기에 올해는 시인이 수상할 가능성이 컸다.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이 어느 해보다 크다고 전망됐지만, 노벨문학상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에게 돌아감으로써 앞으로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매년 유력한 수상 후보자로 거론되지만 고은이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했던 이유를 놓고 한국 문학계는 한글 번역의 문제점을 그 첫 번째 이유로 꼽고 수준 높은 번역과 역량 있는 번역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일본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2명이나 배출할 수 있었던 것도 번역의 덕을 많이 보았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지난 1950년부터 국가가 직접 나서 번역 작업을 지원했고 지금까지 약 2만종에 이르는 일본 문학작품이 외국에 소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2001년 설립된 한국문학번역원 등이 번역출판과 번역가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에 소개된 한국 문학은 1500여 종에 불과하다.
또 다른 이유로는 노벨상문학상 수상이 유럽권 작가에게 편중돼 있다는 것과 세계문학이 서구 중심으로 해석되고 있어 동양의 정서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아시아 수상자는 4명. 아시아 최초의 수상자인 인도의 r 타고르(1913년),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1968년)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1994년), 그리고 중국의 가오싱젠(高行健, 2000년) 등이 있다.
이들을 제외하면 노벨문학상은 모두 유럽권 작가들에게 돌아갔다. 이중 프랑스가 13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탈리아(7명), 폴란드(4명)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도 시인이라는 점 외에는 큰 이변이 없었다. 스웨덴 출신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유럽권 작가에게 편중된 노벨문학상의 한계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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