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눌수록 풍성한 한가위
나눌수록 풍성한 한가위
  • 방재홍
  • 승인 2011.09.0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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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독서신문 = 방재홍 발행인] 설과 더불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한가위는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자연과 조상에 대한 감사, 그리고 이웃과 넉넉함을 즐기는 축제의 날이기에 예부터 민초들에게는 일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었다.

조선 순조 때 김매순은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한가위가 낀 달에는 만물이 모두 성숙하고 중추는 또한 가절이라 함으로 민간에서는 이 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아무리 가난한 벽촌의 집안에서도 예에 따라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찬을 만들며 온갖 과일을 풍성하게 차려 놓는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加也勿 減也勿 但願長似嘉排日, 가야물 감야물 단원장사가배일)’란 덕담이 오갔다”라고 기록했다.

끼니조차 때울 수 없을 만큼 궁핍했던 민초들에게 한가위는 일년 중 가장 풍성하고 즐거운 날이었기에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이 날 하루만큼은 마음껏 먹고 즐기고 싶은 날이었던 것이다.

또, 한가위에 뜨는 달을 ‘망월(望月)’이라고 하는데, 이 뜻은 ‘달을 바라본다’ 혹은 ‘보름달’이다. 그런데 이 ‘망(望)’ 자에는 ‘망할 망(亡)’ 자가 들어 있다. 즉, 망월은 더할 나위 없이 꽉 차서 최고지만, 최고 정점이기에 점차 ‘망 한다’란 아쉬움이 깊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과거와 미래를 벗어나 오늘 하루만큼은 충실하게 만끽하자는 현실주의를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고단했던 민초들의 소박한 꿈을 풀어내는 날이었던 한가위는 팍팍하고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다지며 행복을 기원하는 소원풀이의 날이었다. 수천 년이 흐른 오늘날 우리 모두가 또 다시 맞이하는 한가위 역시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갈수록 고단해지는 서민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나누는 명절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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