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vs 영화 vs 연극] '순애보'로 3장르 섭렵한 '국화꽃 향기' ①
[소설 vs 영화 vs 연극] '순애보'로 3장르 섭렵한 '국화꽃 향기' ①
  • 윤빛나
  • 승인 2011.09.0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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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별 강점 살려… 각기 다른 방법으로 감수성 적신다
 
[독서신문 = 윤빛나 기자] 하나의 소재를 여러 방면으로 적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는 모두에게 익숙한 방식이다. 특히 영화, 공연계에서는 영상화, 시각화에 적합하고 상업적 가능성을 갖춘 작품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문학인들 사이에서는 ‘그림이 잘 그려지는 작품,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작품’을 염두에 두고 창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뜨거울 정도다. 다시 말해서 문학, 영화, 공연은 경계가 불분명해졌고, 서로 상호 작용하며 장단점을 보완하기도 하는 사이가 됐다.

하지만 소설, 영화, 공연의 세 장르를 모두 섭렵한 작품은 흔치 않다. 또한 ‘파급 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탓에, 한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 대중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지기 전에 다른 장르로 재창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연극 무대에 오른 <국화꽃 향기>가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10여년 전 출판돼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김하인의 소설 『국화꽃 향기』와 故 장진영, 박해일이 열연한 영화 <국화꽃 향기>는 발표된지 오랜 시간이 지난 탓에 우리의 머릿속에 잔상만 남아 있을 정도니 말이다.
 
 
▲ 연극 <국화꽃 향기> 프레스콜 장면     © LSM컴퍼니

 
변하지 않은 '순애보'

등교길에 은은한 국화꽃 향기가 나는 미주를 만나 마음을 빼앗긴 승우는 대학 4년 내내 미주만을 바라보지만, 미주는 승우를 후배로만 생각한다. 졸업을 하고 사회로 나간 뒤에도 미주를 놓지 못했던 승우는 운명처럼 재회한 미주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는다. 결혼 4년 만에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기지만, 기쁨을 나눌 새도 없이 미주에게 암 선고가 내려진다.

'암에 걸린 여자 미주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승우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라는 큰 틀은 세 작품이 모두 동일하다. 진정한 사랑과 소중한 사람의 의미를 상기시키려는 기획 의도도 물론 변하지 않았다. 원작의 주요 소재와 인물 설정만 가지고 전혀 색다른 결과물을 내놓는 요즈음의 경향에서 벗어나, 최대한 원작의 느낌을 살렸다.

다만 영화와 연극은 두시간 내에 이야기를 진행시켜야 하다 보니, 단순화할 수 있는 요소는 최대한 단순화했다. 예컨대, 소설 속 두 주인공은 다른 학교 학생이었다면, 영화와 연극에서는 같은 학교 학생으로 설정했다. 또한 액자식 구성을 택한 소설, 연극과는 달리, 영화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지하철 씬부터 시작된다. 시간의 효율성을 위해 버릴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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