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를 모아놓은 ‘잠언집’ 『누에의 몸속에는 비단이 있다』
삶의 지혜를 모아놓은 ‘잠언집’ 『누에의 몸속에는 비단이 있다』
  • 조석남
  • 승인 2011.06.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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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초대석 _ 황태영 수필가

 
 
[독서신문 = 조석남 편집국장]
 
*서평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누에의 몸속에는 비단이 있다』(무다헌 펴냄, 380쪽)는 과거, 미래가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하기를 원하지만 성공에 이르는 길은 그리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저 열심히만 살면 성공은 내 곁에 와 있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나는 지금 행복한가?”라고 자문하게 된다. 그저 앞만 보고 성공의 뒤를 좇다보니 가장 중요한 자신을, 삶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문화의 힘이 커져서 더 따뜻한 세상, 다양성과 포용력이 넘치는 세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의 이권을 위해 남을 짓누르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푸른 하늘이 되어주는 그런 세상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긍정적인 삶과 겸양지덕, 타인에 대한 배려, 다양성의 존중, 물질에 앞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정리 등 스스로를 다스리며 공존하는 삶에 관한 좋은 사례들로 엮어져 있다.
이 책은 동서고금의 역사 속에서 건져낸 이야기들을 매란국죽 사절로 나누어 사람 사이의 정리를 말한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지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직면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폭넓은 내용을 담고 있다. 아무 페이지나 펴서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무게감이 있어 한 번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펼쳐보아야 할 책이다.
 
1부 매화 편에서는 선비의 기상을 가지라고 한다. 눈보라를 뚫고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매화처럼 역경과 불의에 굴하지 않는 삶의 기상을 말한다.
2부 난초 편에서는 향기를 가지라고 한다. 목숨을 버릴지언정 지저분한 것에 물들지 않고 잡초 속에 섞여 있어도 감출 수 없는 난초의 향기를 말한다.
3부 국화 편에서는 순결함을 가지라고 한다. 국화는 다른 꽃들에게 차례를 양보하고 늦게 피어나는 겸양을 지녔지만 추상(秋霜) 앞에서도 무릎을 꿇지 않는 고결함도 가졌다. 늦가을에 만나는 국화는 눈으로 보는 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순결함이다.
4부 대나무 편에서는 비우며 평화를 얻는 법을 말한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소금이나 밥을 담을 수도 있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도 될 수가 있다. 욕심과 집착을 버리면 바람처럼 자유롭고 물처럼 평화롭게 살 수가 있다.
 
이 책은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쉬어가라고 느티나무 그늘이 되어준다. 그동안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 왔다. 빠름만을 추구하고 겉모습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 왔다. 친구를 사귀는 것도 마음의 평수보다 아파트 평수를 먼저 따졌다.
쉼표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 숲속 길을 걸으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혼자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멀리 가는 따뜻함을 배워야 한다.
‘사슴의 몸속에는 똥이 있고, 누에의 몸속에는 비단이 있다.’ 겉이 아름답다고 속까지 아름다운 것은 아니며, 겉이 징그럽다고 속까지 징그러운 것은 아니다. 화려한 겉치레를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을 다듬어 가야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를 모아놓은 일종의 잠언집으로 편편마다 삶과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나태하게 하루를 그저 살아내는 우리에게 매서운 한마디를 던지고 자기 합리화와 방어적인 변명의 벽 뒤에 숨은 우리를 이끌어내 삶에 직면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안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저자는 “작은 것에 감사하고 마음을 나누는 삶이 가장 부유하고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모처럼 직선의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곡선의 오솔길을 걷는 정취를 만끽해 보기 바란다.
 
*추천사
 
홍사덕(국회의원)

보리밥 한 그릇 먹는 것도 그렇게 부러워보이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때에도 힘들다는 생각들은 없었고 다들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았다. 그러나 요즈음은 풍족한 삶에도 불구하고 많이들 지친 모습을 하고 있다. 돈이 최고인 듯 하지만 인간적인 정리들이 없어지면 행복해질 수 없다. 황태영의 이 책은 메마른 오늘날 어릴 적 그 따뜻한 마음을 되살려 주는 잠언서이다. 힘들 때면 어느 쪽이건 펼쳐 놓고 잠시 쉬어가 보기를 바란다.
 
김정길(전 행정자치부 장관)

빠름과 성장만이 미덕이 되다 보니 경제의 노숙자보다 마음의 노숙자들이 많아졌다. 요즈음은 경쟁에 승리한 사람들도 긴장과 우울증에 시달리며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서로를 감싸는 마음이 없어지면 모두가 불행해 진다. 체온이 감도는 세상이 되자면 문화의 힘이 커져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예술인들과의 교류를 좋아한다. 황태영 작가를 만난 것도 존경하는 서예가 열암 송정희 선생님을 모시고 여러 국악인분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였다. 친화력 있는 유머로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어 인상이 깊었다. 추천사를 의뢰받고 한편 한편 글을 보니 배려와 공존의 지혜가 돋보인다. 책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기대해 본다.
 
정희성(시인)

이 글을 대하고 나니 젊어서 읽던 채근담(菜根譚) 생각이 난다. 이 책들은 어떻게 하면 가난해도 알찬 인생을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서술하고 있는데, 자못 시적인 경지에 이른 비유와 아포리즘이 황태영에 이르러 한결 신선하다. “대숲은 애써 바람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는 구절에서 우리가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소유와 집착에서 자유로운 그의 생활 철학이다. “담장을 허물면 세상이 다 내 것이 된다”는 말도 이기심에 기초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귀중한 조언이라고 하겠다.
 
박원순(변호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그는 늘 웃음을 선사한다. 일상의 삶 속에서 그는 사람들을 늘 즐겁게 만든다. 그의 이런 습관이 이렇게 즐거운 글쓰기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짧은 글에서 인생과 삶,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만들어준다. 황태영님의 이 책이 우리시대의 금언서라고 나는 믿는다.
 
진화스님(봉은사 주지)

짧은 문장 속에 깊은 사색을 담았다. 원재료에 최소한의 양념만 더해 씹을수록 속맛이 배어나는 나물처럼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글이지만 곱씹게 된다. 세상을 향한 따스한 시선이 전해져 읽는 이의 마음마저 훈훈해진다.
 
▲ 황태영 작가     © 독서신문

 
 
*황태영 작가는? 
1961년 경북 풍기에서 태어나 대구고를 거쳐 건국대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공군장교를 마치고 푸르덴셜투자증권 노조위원장과 이촌지점장, 대신증권 용산시티파크지점장을 역임했다.
월간 <국보문학>에서 수필가로 등단하고, 2009년 7월에 수필집 『풀이 받은 상처는 향기가 된다』를 출간했다. 현재는 건강음료회사인 ‘탄 코리아’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독서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다도와 글쓰기를 즐기며 인간에 대한 따뜻함을 잃지 않으려 한다. 최근 두번째 수필집인 『누에의 몸에는 비단이 있다』 출간 작업을 완료했으며, 6월 21일 오후 6시부터 서강대 곤자가프라자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누에의 몸에는 비단이 있다』는 출판기념회 이후부터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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