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앙의 잃어버린 일기
돈 주앙의 잃어버린 일기
  • 권구현 기자
  • 승인 2007.07.1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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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대가, 여성들을 구원하다
▲ 돈 주앙의 잃어버린 일기                    © 독서신문 
 ‘작업’의 대가가 썼던 일기가 400년만에 펼쳐졌다. 남자가 여자를 꾀는 일을 뜻하며, 사전에 까지 등재된 ‘작업’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돈 주앙이 부활했다. 그는 카사노바와 함께 맞물려 세계 최고의 바람둥이로 꼽히는 인물로서, 전설에 따르면 왕국의 공주부터 귀족 부인과 시녀, 집시 처녀, 수녀에 이르기까지 무려 1,003명의 여자를 품었다는 세계 최고의 호색한이자 바람둥이다.

그에 대한 전설의 신비와 함께 그의 친필 일기에 대한 진위 여부는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 출간되기도 전에 영국,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중국 등 세계 25개국에서 판권을 사들였다. 과연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그의 일기엔 무엇이 적혀있는 것일까?

돈 주앙은 여성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는 남자였다. 여성의 정절은 중요시하면서도 정작 그들을 달래줄 남자들은 전쟁과 식민지 개척으로 없어져나가는 시대에 외로운 여자들을 달래주고파 하는 돈 주앙의 바램과 재능은 빛을 발할 수 밖에 없었다.
 
“왜 남자들은 여자를 유혹할까? 자부심? 쾌락? 권력? 하지만 좀더 높은 야망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 바로 여자를 구원하는 사람들이야. 남편에게 무시당하고 학대당하는 수많은 외로운 아내들, 아버지가 만든 감옥에 갇혀 사는 수많은 딸들을 생각해봐. 그 여자들을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이것이야말로 밤의 정복자인 호색한이 맡아야할 경건한 역할이지.”
- 본문 중에서
 
여러 여자를 만나고 다니던 돈 주앙도 훗날 장군의 딸 아나를 만나 진정한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스승이자 친구인 페드로 백작과 결혼을 해야하는 처지이다. 이러한 처지 속에 돈 주앙은 아나와의 도피를 계획하지만 백작의 방해 속에 결국 종교 재판에 회부되어 그 생의 마지막을 달랜다.

저자 에이브람스는 이 소설의 시작을 ‘에디터 노트’로 시작 한다. 이 노트에서는 돈 주앙의 일기장이 작가의 손에 들어온 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출판부의 투고 원고 책임 편집자였던 작가는 전문가들에게 일기를 보여줬지만, 위조 흔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미지의 인물에게서 받은 돈 주앙의 일기의 번역본에다 고증을 덧붙인 역사 펙션을 통해 작가는 ‘돈 주앙 실존인물설’을 받아들여, 돈 주앙의 최후의 장소를 산 프란치스코 수도원으로 설정하는 등 상당 부분 소장학자의 의견을 반영했지만, 돈 주앙에 대한 해석은 달리 내리고 있다. 기존의 돈 주앙이 그저 여자의 육체를 정복하는 데만 혈안이 된 호색한이라면, 그가 말하는 돈 주앙은 육체를 찬미하고 관능을 존경하는 인물이다.

수 세기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재해석 되며, 여러 가지 평가를 받았던 돈 주앙. 그러한 그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들에게 성에 대한 환상과 흥미를 불어 일으켰지만, 이 작품에선 3인칭 시점이 아닌 1인칭으로 대변되는 그의 인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더불어 그저 단순한 호색이 아닌 그 시대 여성들의 아픔을 구원하고자 했던 그의 생각과 생의 마지막엔 한 여자에게 정착하고 싶어했던 평범한 남성이였음을 느낄 수 있어, 기존의 그의 이야기와는 확연히 다른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돈 주앙의 잃어버린 일기
더글러스 에이브람스 지음 /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 코리아 펴냄 / 464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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