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생가에 문을 연 만해체험관
한용운 생가에 문을 연 만해체험관
  • 이병헌
  • 승인 2007.07.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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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시인 · 소설가 , 임성중 교사)
▲     © 독서신문
 6월의 초록빛이 그윽한 날 한용운 생가를 찾았다. 지역의 문인들 몇 명과 함께 한 길이었는데 작년에 방문했을 때 공사를 하고 있던 건물이 궁금해졌기에 다시 한번 찾기로 했다. 맑은 햇살은 초록빛 세상을 더 푸르게 했고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자동차를 주차시키자 낯선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층 건물이었고 만해의 흉상이 우리들을 반겨준다.  
만해체험관의 1층은 만해 선생이 생전에 사용했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유품을 전시하고, 만해 선생의 독립사상 등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할 수 있는 영상홍보실로 되어있고, 2층은 민족정신 함양을 위한 체험실 등으로 꾸며진다고 하는데 아직 개관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입구에는 6월 4일부터 전시실을 임시로 개관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니 그의 생애를 시작으로 삶과 종교 그리고 문학에 대한 내용들이 각 코너를 통해서 비디오를 통해서 방송되고 있었다. 각 코너마다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작은 의자가 있어서 우리보다 먼저 온 관람객들이 그 곳에 앉아서 감상하고 있었다. 
그의 삶을 알 수 있도록 인형으로 제작된 전시물들이 눈길을 끌었고 애니메이션이나 사진으로 정리된 영상물들이 이해를 돕고 있었다. 아쉬운 것은 그의 유품을 발견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작년 남한산성의 만해기념관에 갔을 때 보았던 많은 유품들이 생각났다. 만해는 곳곳에 기념관이나 문학관이 있다. 설악산 백담사에 그의 흉상과 시비가 있고 만해 마을이 있고 문학관이 있다. 이미 만해의 삶을 차지했던 것들은 그 곳에 보관 전시되고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그러니 아무리 그의 고향인 홍성에 전시공간이 생긴다해도 그의 삶을 담을 것들은 부족하리라 생각한다. 대신 영상물과 소품들을 통해서 그의 삶과 문학 그리고 종교를 경험할 수가 있다.
전시실을 나오면서 2% 부족한 것을 느꼈지만 한술에 배부를 수 없는 것처럼 전시물들이 보완되리라 생각을 해 보았다. 그 곳을 나오면서 옛집으로 갔다. 언제나 변함없는 그 곳. 하지만 집 앞에 서 있던 나무가 없어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에서 생가가 넓게 보여서 좋은 면은 있었지만 전에 방문해 본 사람들은 왠지 머리 속에 머무는 기억과 싸워야 할 것이다. 우물에서 물을 퍼서 손을 씻으니 시원함으로 여름이 도망가는 것 같았다. 방명록에는 전국각지에서 온 문인들과 관람객들의 흔적을 많이 발견 할 수 있었다. 
그 곳을 떠나 위로 오르니 민족시비공원이 우리를 맞아준다. 이 시비동산에는 만해의 ‘복종’,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이상화 ‘가장 비통한 지욕’, 정지용의 ‘고향’, 조태일의‘풀씨’, 박두진 ‘해’, 김소월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보습대일 땅이 있었더면’, 김광섭 ‘나의 사랑하는 나라’조지훈 ‘낙화', 백석의 ‘모닥불'등과, 김수영, 김달진, 유치환, 윤동주, 심훈, 이육사, 변영로, 정한모, 김남주, 구상 등 일제시대부터 해방 이후 활동한 민족시인 20명의 대표작이 각기 모양을 달리하고 있는 화강암과 오석 등에 새겨졌었다.
시비공원에 오르는 길에는 야생화를 심어 놓아서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기쁨을 주고 있었지만 관람객들이 사시사철 찾는 다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빈 공간에 대한 관리를 생각해 보았고 계절에 맞는 우리 야생화를 많이 심어서 가꾼다면 분명 그의 민족정신을 돋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해체험관에서 읽은 그의 문학과 삶 그리고 애국심, 그의 생가에서 생각할 수 있었던 그의 어린 시절, 그리고 민족 시비공원을 돌아보면서 많은 시인들의 민족시를 읽으면서 만해 한 용운의 시 뿐만 아니라 다른 시인들의 민족시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여름이 뒹구는 시간, 충남 홍성의 한용운 생가와 만해체험관 그리고 시비공원을 오르면서 가슴속에 새로운 애국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읽고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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