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어떤 도시 일까?
뉴욕은 어떤 도시 일까?
  • 독서신문
  • 승인 2007.06.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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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클럽     ©독서신문
현대의 ‘로마’라고 일컫는 세계 최고의 경제 도시 뉴욕. 고층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온 세계의 정보와 경제적 산물들이 이 도시로 몰려든다. 하지만 뉴욕은 각박하고 삭막하다. '성공'을 쫓아 뉴욕을 유영하고 있는 사람들,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의미 있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시키지 못한 채 소통의 부재와 단절된 관계에 불안을 느낀다. 물질이 넘치고, 정보가 몰릴수록 사람들은 파편처럼 서로 고립된 채 자신을 이해해줄, 그리고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헤맨다.

『연애클럽』은 시대와 문화를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 지금보다는 좀 더 여유롭고 생기 넘쳤던 1990년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부패한 도시의 세세한 부분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되, 통쾌하면서도 우호적으로 서술했다.

작가는 어린 시절의 고통을 서정적으로 편안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한 기억과 오점은 많지만 격렬한 매력을 발산하던 90년대의 미국 뉴욕과 연결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소설엔 고독한 독신 남자가 나온다. 그는 아직 제 짝을 찾지 못한 처지로 시를 쓰고 싶어 하지만 생계를 위해 선적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시에 대한 미련을 거두지 못하고 여러 출판사를 두드려보지만 번번이 거절 당한다.

이러한 그에게 유일한 낙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개인광고이다. 무모하지만 독창적인 내용을 담아 광고를 내면 그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전화 사서함에 연락처를 남긴다. 개인광고는 한때 뉴욕 하류문화를 점했던 트렌드였으며 인터넷 채팅이 만연되기 전인 1990년대 뉴욕의 현지상황이었다. 마치 과거 우리나라의 펜팔과 비슷한 시스템인 개인광고는 짝 없는 청춘남녀들의 만남을 이어주는 매파 역할을 했다.

젊은이들의 고독과 상실감을, 작가인 리처드 페레즈는 지루하거나 무겁지 않게 이끌어 가고 있다. 남녀 간의 연애가 자칫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흐를 수 있는데, 그는 남녀 간의 주고받는 대화 속에 미국 문화의 여러 장르를 제공해 이야기를 풍부하게 구성했다.

개인 광고를 통해서이긴 하지만 사랑을 찾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도 찾으려고 한다. 그건 자신의 뿌리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 문화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기를 찾으려는 일은 누구에게나 간단치 않은 일이다.

시인을 꿈꾸지만 뉴욕은 그를 선적담당자로 만들고 있다. 어찌보면 지금 우리가 당면해 있는 문제를 주인공은 대신 이야기 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길은 어떤 길인지, 과연 우리가 원하는 본연의 모습과 얼마나 괴리된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지만 재미와 함께 내재 되어 있는 그 의미가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연예클럽
리처드 페레즈 지음 / 자연과자유 펴냄 / 366쪽 /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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