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적 양심
작가적 양심
  • 이병헌
  • 승인 2007.06.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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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시인 · 소설가 , 임성중 교사)
▲ 이병헌     ©독서신문
우리들이 살고있는 현대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지식 정보화 사회'이다. 우리들이 살고있는 시대에서 인류의 최대의 발명품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당연히 '인터넷'이 그 자리에 설 것이다. 우리들 앞에 나타난 인터넷은 인류에게 많은 사건들을 일으켜왔고 또 그것으로 인해서 더 가까워진 지구촌을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중계되고 있어 그것은 우리들의 삶에 많은 정보를 얻게 하고 있다. 그 정보는 때로는 걸러지지 않은 상태로 돌아다녀 부작용을 가지기도 하지만 어둠이 빛을 얻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인터넷은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부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문학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창작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 주어 많은 문학동호인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지만 역기능 적인 면으로 보면 글에 대한 비판을 위한 비판을 일삼거나 비판의 수준을 넘어 비난의 장으로 변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특히 익명성의 세계라는 점을 악용해서 인권침해의 위험한 수준까지 오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양심이 없는 작가가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마구 다른 작가나 시인들의 작품을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사용하기도 한다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다.
 
  이것은 분명 작가의식의 부재에서 오는 결과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작품을 표절하거나 심지어는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바로 자신을 값싸게 팔아먹는 결과를 스스로 초래하는 것이다. 대학가에서 논문표절시비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자신이 쓴 논문이 아닌 것을 지위를 이용해서 제자나 동료와 공동 연구한 것처럼 이름을 빌리는 경우가 있고,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논문을 훔쳐다가 자신의 것 인 것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이다. 숨겨질 것 같았던 것이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밝혀지기도 한다.
 
  문학작품도 마찬가지이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많은 학생들은 숙제로 시를 써 오라고 하면 거침없이 인터넷의 바다로 뛰어들어와 몇 번의 검색으로 기성 시인이나 애호가들의 작품을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켜서 제출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선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글을 써 오라고 하는 것보다는 수업시간 중에 글을 쓰도록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학생들은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행위의 비 정당성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글을 훔쳐 가는 과정은 학생들에게 너무 어린 시절에 다른 사람들의 글을 도둑질하는 배우게 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 전에 어떤 문학단체가 인터넷 백일장을 개최했는데 모작이 너무 많아서 심사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 다음의 방법으로 인터넷을 통해서 예선을 실시하고 정해진 인원을 모아서 본선을 실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들이 인터넷 시대에 살아가면서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훔쳐오면서도 어떤 거리낌이 없고 범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데 바로 이것이 우리 인간의 내면 속에 자신의 어떤 행위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찾아내고 자신의 것으로 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나면 너무도 익숙하게 인터넷에서 불법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학교에서 정보통신교육을 시키지만 그것으로는 안 된다.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보다 앞서야 할 것은 우리 성인들의 작가의식이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간단하게 칼질을 해서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내놓는 것은 바로 아이들에게 방법을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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