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보 1호 바뀌나
대한민국 국보 1호 바뀌나
  • 관리자
  • 승인 2005.11.0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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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문화재 변경 검토


대한민국 국보 1호를 숭례문(남대문)에서 다른 문화재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세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8일 국보 1호를 비롯한 국보 지정체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날 감사원 사회복지감사국 김상곤 4과장은 '국보 지정체계 자체가 일제시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전문가 의견을 들어 이를 재검토할 방침'이라며 '국보 1호는 상징성이 큰 만큼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지정 변경을 문화재청에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감사원은 이미 외부기관에 국보 1호 변경에 대한 전문가 의견과 시민 설문조사를 위한 용역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보 1호를 새로 지정할 경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문화재는 국보 70호 훈민정음(해례본), 국보 24호 석굴암, 국보 32호 팔만대장경 등. 특히 우리 민족의 얼과 정신이 담겨 있는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문화재인 훈민정음이 국보 1호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국보 1호의 변경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숭례문이 한국의 대표적 문화재로서의 상징성이 약하다는 점 때문이다. 즉, 국보 지정 번호가 가치와 관계는 없지만 1호는 상징적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으로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국보 1호와 보물 1호(흥인지문·興仁之門·동대문)가 모두 목조 건축물이라는 것은 (다른 장르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하나의 의견이다.
숭례문(남대문)이 국보 1호가 된 것은 그 가치가 우리나라 국보 중에서 가장 우수해서는 아니다. 일제가 1934년 숭례문을 보물 1호로 지정한 것이 훗날 국보 1호로 바뀐 것이다. 당시 같은 보물로 지정된 숭례문이 흥인지문(동대문)을 제치고 국보 1호가 된 것은 1398년 지어진 가장 오래된 도성 건축물로 절제와 균형미를 갖추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 국보 1호를 다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김영삼 정부의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이 한창이던 1995년, 재 지정 여론이 일면서부터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섰고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고심하던 문화재관리국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보 1호를 그대로 두기로 최종 결정했다.
국보 1호를 재 지정하자는 감사원의 발표에 대해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이미 1996년 논란 끝에 현재의 국보 1호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재 지정을 논의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다. 


숭례문을 일제가 지정했을 때는 보물 1호였고 광복 후 우리가 국보 1호로 지정한 것이어서 일제 잔재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보 1호를 바꿀 경우 혼란과 함께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훈민정음의 경우 사설 박물관인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어서 국민이 감상할 기회가 적고, 석굴암과 팔만대장경은 불교 유물이어서 다른 종교 신자들이 거부감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보 1호가 바뀌면 역사 교과서는 물론 각종 관련 서적 등을 모두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훗날 더 중요한 문화재가 나타났을 경우 다시 국보 1호를  바꾸어야 한다는 논리적 측면에서도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논란 속에 신중함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독서신문 1392호 [2005.11.13]                                          송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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