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명문가의 독서교육 _ <7> 정홍규의 문학공부
조선 명문가의 독서교육 _ <7> 정홍규의 문학공부
  • 독서신문
  • 승인 2011.01.3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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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은 문학공부를 통해서다. 공부가 공부답게 되는 것은 문장을 외우는 것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성현처럼 실천을 해야 한다.”
 
정홍규(鄭弘規, 1753~1836년)는 영-정조 시대에 산 조선 후기의 유학자다. 자는 사건(士建)이고, 호는 운와(雲窩)다.

성리학을 깊게 연구하고 실천한 그는 벼슬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할아버지 정시익(鄭時益)이 동지중추부사를 지낸 집안으로 공부에 전념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경서(經書)와 사기(史記), 시문에 능한 그는 문집으로 운와유고(雲窩遺稿)를 남겼다.

그는 후손에게 36훈(三十六訓)을 남겼다. 이중 일처리에 관한 처사(處事) 편에서 문학공부를 강조했다. 요즘말로 인문학이다.

그는 아들 딸을 낳아 어른이 되게 하는 것은 잘 가르치는 데에 있다고 했다. 나이만 먹어서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생각이 어른스러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주자의 말을 빌어 ‘가난하다고 하여 공부를 포기하게 해서는 안되고, 부유하다고 하여 공부를 게을리 해서도 안된다. 가난한 사람이 부지런히 공부하면 사람으로서의 덕을 갖출 수 있고, 부유한 사람이 공부하면 이름이 빛나 영예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문학, 즉 문학을 공부하라고 했다. 그 속에 성현들의 도덕과 언행이 실려있고, 제왕의 예악과 문물에 관한 내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손들에게 자식교육을 철저히 시킬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한서의 고사를 인용했다.
“황금이 창고에 가득해도 아들에게 한 가지 경서를 가르침만 못하다. 아들에게 천금을 주는 게 한 가지 재주를 가르침만 못하다.”
 
정홍규는 같은 처사(處事) 편에서 글쓰기에 신중할 것을 강조했다. 글은 때로는 칼이 되어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음을 경계했다.

붓은 칼날이고, 먹은 군인과 같을 수 있다. 글이나 말로 사람을 죽인다면 칼날과 다를 바 없다. 그렇기에 잘못된 글을 경계하고, 신중히 써야 한다.

 / 이상주(『세종대왕 가문의 500년 야망과 교육』 『유머가 통한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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