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명문가의 독서교육_ <6> 근암 최 옥의 어머니 역할
조선 명문가의 독서교육_ <6> 근암 최 옥의 어머니 역할
  • 독서신문
  • 승인 2011.01.1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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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아이는 여덟살부터 열 다섯살 사이에 인생이 결정된다. 아이를 학교에 보냈으면 다른 일에 신경쓰지 않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게 부모의 몫이다. 선비와 학생은 역할 바꾸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공부를 시작했으면 농사 일을 하지 않게 해야 학생과 농부가 구분이 된다. 지금 아들이 학교에 입학을 하여도 그로 하여금 말과 소를 먹여 기르게 하고, 때로는 들로 보내 물을 대게 하여 그 뜻을 독서에 전념케 하지 못하게 한다. 이런 경우 어찌 훌륭한 인재로의 성장을 바라겠는가.”

 - 최 옥이 지은 ‘가훈’의 제2항 입학(入學)
 
최 옥(1762~1840)은 조선 정조와 순조시대 학자다. 최 옥은 가훈에서 11가지를 말했다.

이중 첫째 항목이 자녀 교육에서 어머니의 역할이었다. 어머니의 모성애가 자칫 아이를 망칠 수 있음을 경계했다. 그는 자식의 불효 원인중 하나를 어머니가 그들의 잘못을 덮어주고 아버지가 알지 못하게 하는데에 있다고 보았다.

그는 대개의 어머니는 아들이 닭을 훔치고 과일을 따먹으면 아버지가 알지 못하도록 숨기고, 혹 아버지가 알고 회초리로 때리면 여러가지로 두둔한다고 말했다.

또 손님접대 후 남은 음식을 몰래 보관했다가 먹여 아이의 절도가 없어진다고 보았다. 아이가 넘어져 다치면 계집종의 볼기를 치며 나무라지만 아이에게 천천히 걸으라고 주의를 주지 않는다고 세태를 비판했다.

최 옥은 어린 시절의 교육이 인생을 결정하기에 어머니가 특히 관심을 쏟을 것을 말한 것이다.
 
최 옥은 가족에게 독서를 하여 실력을 얻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독서 시 두 가지를 강조했다. 자신이 맹자를 읽으면서 느낀 것을 후손에게 말해 그대로 실천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첫째, 남의 잘못 된 점을 말하지 말라. 그 후환이 어떠한 가를 생각하라.

둘째, 어진 마음이 없는 사람을 심하게 미워하지 말라. 내 마음이 극히 어지러워진다.
 
동학 창시자인 최제우의 아버지이기도 한 최 옥은 글과 청렴함으로 이름을 떨친 유생이다.
퇴계 이황에게서 시작된 영남학파 남인의 학맥을 계승한 그는 향시에 8번 붙었으나 경시는 포기해 벼슬길에는 오르지 못했다.

경상도에서 행세를 하던 양반이었던 그의 가정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두 번이나 아내와 사별했고 아들이 없어 동생의 아들을 양자로 들였다.

이후 인근에 살던 과부 한씨(韓氏)와 다시 혼인을 해 63세에 아들을 얻었는 데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다.

그러나 최 옥은 한씨를 아들이 여섯 살때 잃었고, 자신도 아들이 17세 때 숨졌다.

최제우는 아버지로부터 글을 배웠으나 재혼녀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과거에 응시하지 못하고 전국을 돌다가 깨달음을 얻어 동학을 창시했다. 최 옥은 문집으로 『근암유고』를 남겼다.

 / 이상주(『세종대왕 가문의 500년 야망과 교육』 『유머가 통한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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