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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수능대비를 위한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막고, 내실 있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한국교육방송(ebs)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올해 수능에서 ebs 수능 교재와의 연계율을 70% 이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었다.
11월 18일 수능 시행 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수능은 ebs 연계율이 70% 이상 되도록 출제했다”고 발표했고, 교과부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도록 수능과 ebs 연계 출제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수능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들은 ebs 문제 풀이만으로는 수능 대비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ebs 지문과 비슷한 지문이 몇 개 나오기는 했지만 문제 유형이 달라 전혀 다른 문제라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결국 고득점을 받기 위해선 단순 문제풀이가 아닌 ebs 문제의 원리를 파악하는 심층 공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ebs 문제 풀이 심층강의’ 등의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정부 발표와 수험생들의 체감이 사뭇 다르다.
ebs만 풀면 수능을 대비할 수 있게 해, 사교육 없는 입시를 만들겠다고 한 정부의 대책을 근본부터 다시 살펴봐야 할 때다.
사교육 시장에는 이미 ebs 해설 강의, 요약 강의, 심층 강의 등 ebs 특수 시장이 형성됐고, ebs 강사들의 인기에 부응하는 몸값 경쟁과 불법 고액 과외 등 정부 의도와는 정반대의 기형적인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수능과 ebs 연계율을 높이면 높일수록 교과서는 물론, 학교 교육이 더욱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ebs 키우기가 사교육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bs에 의지한 사교육 잠재우기가 아닌 명실상부한 내실 있는 공교육 확립에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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