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 그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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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에도 ‘재벌’이라는 집단과 그 총수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유교적인 뿌리 아래 일족주의가 매우 강하다.
드라마 <하얀 거탑>의 인기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야마사키 도요코의 『화려한 일족』은 경제 동물로 유명한 일본 간사이 지방의 대표적인 재벌 한싱 그룹의 총수 일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은행계의 금융재편성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와, ‘철은 곧 국가’ 라고 이야기하는 국가 기간산업의 선두주자라 자처하는 열혈 ceo의 맹활약이 이 작품의 큰 테마이다.
은행 합병의 소용돌이에서 자신의 야망을 위해 자식의 희생까지도 불사하는 재벌 총수 만표 다이스케. 하지만 이러한 그의 야욕은 그의 위엄과 신뢰를 유지하는 그의 이중생활 속에서 완벽하게 감춰진다. 이러한 다이스케와는 달리 양심적이며 순수한 그의 장남 만표 뎃페이는 철강맨으로써의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 투지를 불태운다.
어찌보면 이 둘의 갈등 구조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치밀한 암투, 그리고 성공을 위한 악행이 현대인들에게 비판보다는 오히려 이해를 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인 『하얀거탑』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화려한 일족』 역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으며,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한다는, 어찌보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올 초 일본 tbs-tv에서 일본 최고의 텔런트 기무라 타쿠야가 출연하는 드라마로 제작하여 시청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이 작품은 비슷한 재벌 문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이라 기대된다.
화려한 일족 (전4권)
야마사키 도요코 지음 / 박재희 옮김 / 청조사 펴냄 / 370쪽 내외 / 각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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