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본지는 조선 명문가의 독서교육을 새로 연재합니다. 독서는 예로부터 사람을 완성하는, 성인에 이르는 길로 여겨졌습니다. 유학을 신봉한 조선시대는 독서가 특히 강조됐습니다. 조선 명문가들은 독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자녀에게 교육했는 지를 살펴봅니다.
글쓴이 이상주는?
조선 명문가의 교육과 철학을 널리 알리는 이상주는 신문기자입니다. 이십 여년 동안 취재 현장에 살고 있는 그는 물흐르는 듯한 쉬운 글과 톡톡 튀는 감각적인 표현, 논리정연한 말로 옆 사람을 감탄케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세종대왕 후손들의 교육과 활동을 추적한 ‘세종대왕 가문의 500년 야망과 교육’, 아빠와 어린 자녀의 대화 기술을 다룬 ‘자녀를 리더로 이끄는 아빠의 대화법’, 강사와 교수 등 앞에서 강의하는 사람들의 유머기법을 다룬 ‘유머가 통한다’ 등이 있습니다.
공부를 시작할 때는 먼저 뜻을 세워야 한다.
반드시 위대한 업적을 이룰 것을 자신에게 약속해야 한다.
스스로를 작게 여겨 중도에 포기하는 생각에 빠져서는 안된다. -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독서신문]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 서문에서 후학과 자제는 물론이고 자신도 몸가짐을 경계하고 반성하고자 하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
율곡이 황해도 해주에 살 때 글을 배우고 싶어하는 청년들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오랜 시간 책을 읽었으나 스승이 될 자격이 없음을 부끄러워한 율곡은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이에게 줄 책을 쓰기 시작했다.
1577년에 완성된 격몽요결이다.
격몽요결은 ‘어리석음을 없애는 비결’이라는 의미다.
율곡은 책의 서문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이는 먼저 뜻을 세운 뒤 몸을 닦고 행하라고 했다. 또 어버이를 모시고, 손님을 접대하는 방법을 서술함을 밝혔다.
이는 학문하는 이가 마음을 먼저 깨끗히 하고, 매일 목표한 공부를 하는 것에 도움이 되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율곡 자신도 공부에 진력하고 낡고 좋지 않은 습관에 빠질 것을 경계하고자 함이라고 썼다.
율곡은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 큰 뜻을 세우지 않고, 굳건한 의지없이 배우겠다고만 하면 자칫 세상의 조롱거리가 될 뿐 스승이나 제자에게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공부에는 목표가 중요함을 말한 것이다.
율곡은 조선에서 유일하게 과거에 모두 장원하여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으로 불리는 천재다. 학문이 높은 율곡은 42세에 격몽요결을 지었고, 47세에 이조판서가 됐다.
48세에는 임진왜란을 예상, 시무육조(時務六條)를 계진하고 십만양병을 주청하였다.
49세에 서울에서 운명한 그는 파주의 자운서원 등 20여개 서원에 배향되었다. 시호는 문성(文成)이다.
이상주 : 『세종대왕 가문의 500년 야망과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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