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왜곡의 유혹
여론조사 왜곡의 유혹
  • 김성현
  • 승인 2007.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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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학교운영위원으로 있다보니 학년초에 가는 체험학습 장소를 선정하는 문제를 안건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있었던 회의에서는 전학년의 체험학습, 수련회, 수학여행의 장소를 선정하였는데 이미 선생님들이 몇몇 장소를 답사하거나 예비로 선정하여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가정통신문을 통한 설문조사를 하여 우선 순위로 정해 놓은 곳이 있었다. 그 장소에 대한 장단점 등을 따져보고 대부분은 원안대로 가결되기 마련인데 한가지 의문이 들었던 것은 같은 장소인데도 학년에 따라 설문조사 결과가 너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어떤 장소가 1학년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곳 중에 거의 표가 나오지 않은 3순위였던 곳이 2학년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압도적인 1순위가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설문조사의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더니 조사 문항의 문제가 있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의도적으로 선생님이 내심 좋다고 판단한 장소에 대해서는 설명이 자세하거나 긍정적이고 다른 장소들은 도보거리가 길다거나 하는 설명만 하고서 조사를 한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조사의 문제점이고 의도적인 왜곡을 유발한 것이라 판단한다.


아무래도 장소에 대해 잘 알거나 더 좋은 곳이라 판단되는 곳이 있을 수는 있으나 그렇다면 그곳으로 단일 후보지로 하여 논의를 하는 것이 맞을텐데 그렇게하면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고 절차를 거치려니 편법적인 방법을 쓴 것이다. 이것이 과연 교육적이거나 민주적인 것인가. 당연히 아니다. 잘못된 방법이라는 지적을 했으나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점에 대해 몹시 유감스럽다.


최근 대형 포털 한 곳이 수만명을 패널로 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고서도 그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조사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발표하지 않는다고 밝혀 문제가 된 일이 있다. 나 역시 패널로 참여하였기에 결과를 궁금해하며 기다린 일이 있기에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느끼고 있다. 내 판단으로는 내용에는 분명 문제가 없었다. 다만 조사주체가 말하는 패널 선정의 문제가 있었다면 그것은 패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해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사를 마감한 이후에 오랜 기간 논의한 끝에 발표를 하지 않는 최악의 선택을 하였음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다.


언론사들의 조사결과의 대체적인 현재 결과와 너무도 결과가 달라서 문제가 된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 것을 보면 그래서 유력 주자들이 발표되지 않은 그 결과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조사 주체의 책임지는 자세가 부족하거나 의도적인 왜곡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리고 누군가의 압력에 의해 발표를 취소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 포털의 여론조사는 일반적인 언론사의 조사와 달리 그 대상이 1천명이 아니라 수만명에 이르렀기에 실제상황과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그 결과발표가 갖는 위력이 대단할 것이라는 것은 짐작이 간다. 하지만 책임있는 주체로 제대로 준비했다면 그런 볼썽사나운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론조사는 그 시기 그 사안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알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하고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 주체가 잘못된 마음을 먹으면 언제든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 선거철에 인지도 제고를 위한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것을 선거법으로 제재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여론조사든 설문조사든 그것은 의도가 개입되기 시작하면 그것은 국민 앞에 죄를 짓는 일이 된다. 충분히 유혹받기 쉬운 것이 여론조사 왜곡이기에 합당한 방법과 과정이 없다면 그것은 중죄에 해당한다. 언론이든 학교든 그 주체들은 그런 일에 가담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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