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생가를 찾아서
영랑생가를 찾아서
  • 이병헌
  • 승인 2007.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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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시인 · 소설가 , 임성중 교사)

▲ 이병헌     © 독서신문
우리들에게 한국의 서정시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영랑 김윤식의 생가를 찾기 위해서 강진으로 접어들었다. 강진중학교 앞의 '영랑 로터리'에 영랑 김윤식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북쪽에는 소월이라면 남쪽에는 영랑'이라던 서정의 극치야말로 아낌없는 찬사를 받고 있는데 영랑은 그의 시심이 돋은 고향 강진 어귀에 서서 모란이 피는 익어가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우리말을 제대로 못쓰게 하던 일제 식민 시절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시에 끌어들여 순수시를 만들어낸 시인중의 한 사람으로 지금도 우리 국민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시인 중의 한 명이다.   영랑 생가는 우리나라 초창기 문단의 거성 '모란의 시인' 영랑 김윤식의 생가이다. 그는 1903년 1월 16일 이곳 생가에서 김종호의 장남으로 태어나 자랐고, 1920년 일본으로 건너가 청산학원 중학부에 적을 두었으며 박용철 선생과 친교를 맺었다고 한다. 1921년에 일시 귀국하였다가 다음해 다시 건너가 청산학원 영문과에 입학하였으나 관동 대지진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우리나라로 돌아와 시문학 창작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그는 1931년 정인보, 이하윤, 박용철, 정지용선생 등과 '시문학' 동인으로 시작활동에 참여하여 같은 해 3월 창간호에 모란이 피기까지 등 4행소곡 6편을 발표하였고. 1935년에 '영랑시집'을 발간하였고 아쉽게도 1950년 한국전쟁 때 복부에 포탄 파편을 맞아 9월 29일 서울 자택에서 47세를 일기로 타계하였다고 한다.


   영랑 생가는 당초 3채의 초가였으나, 대문이 있던 사랑채는 뜯겨져 없어졌으며 안채와 사랑채는 기와로 바뀌어 졌다가 다시 초가로 지붕을 복원하였다. 그 동안 개인소유로 되어있던 생가를 강진군에서 매입하였으며, 1986년 지방 기념물(제89호)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
  다산초당의 유물전시관에서 강진군청에서 발행한 영랑시집을 구입했는데 가격도 무척 쌌다. 영랑이 시를 쓴 그대로를 옮겨놓아 지금의 문법과는 전혀 맞지 않았으나 읽으면서 배꼽을 쥐고 웃으면서 그의 생가를 벗어났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 봄을 기들리고 잇을테요
모란이 뚝뚝 떠러져버린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흰 서름에 잠길테요
五月 어느 날 그 하로 무덥든 날
떠러져누운 꼿닙마져 시드러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업서지고
뻐처오르든 내보람 서운케 문허졌느니
모란이 지고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가고말아
三百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들리고잇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위의 시를 현대적인 해석을 보면 아래와 같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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