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의 책]향수
[영화 속의 책]향수
  • 독서신문
  • 승인 2007.04.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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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을 향한 달콤한 향기



전 세계적으로 1,500만부가 팔린 세계적 베스트셀러 『향수』가 많은 팬들의 기대 속에  영화화 되어 지난달 22일에 개봉했다. 비록 대형 스타가 출연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60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투자되고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해 냈다는 평을 받으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원작 소설 또한 서점가에서 정상 가도를 달리고 있다.

후각에 관해서는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났지만 세상에서 소외 당했던 그르누이가 지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25차례 살인을 하고 향기로 세상을 지배하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향기가 나는 것 같다’ 라는 평을 들었던 『향수』는 다른 무엇보다도 섬세한 문장 표현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마법과 같은 표현으로 향수가 가지는 매혹적인 향기를 텍스트로서 구현해내고, 사건 현장의 묘사나 등장인물의 설명 또한 극사실적으로 표현해 냈기에 책을 보고 있노라면 모든 오감을 자극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다는 것은 영화감독에게 있어서는 매우 불리한 일이다.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그리고 이미 머리 속에서 이미지를 형상화 한 관객들에게 그 것을 대채해 낼 영상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원작에 대한 충성도 때문에 기존의 작품성을 훼손하지는 않나 하는 우려감까지, 감독에게는 ‘잘해봐야 본전’인 밑지는 게임과도 같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 대해서는 이러한 우려는 일단 접어둬야할 것 같다. 영화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수작이다. 원작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기존의 모습 그대로를 재현해 내고 있다. 혹자는 원작에 비해 떨어진다라고 평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충실하게 구현해낸 느낌이다. 특히나 많은 기대를 했던 그루누이의 냄새 추적 장면은 원작의 느낌 그대로를 재현해 내 ‘너무 평범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까지 받았다.


 




물론 두꺼운 기존의 분량을 담아내기엔 약간의 무리수가 있었다. 원작이 대사보다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서술하는 묘사가 많았기에 영화 자체에도 대사가 적었다. 이 것을 보완하기 위해 나레이션이 등장했지만 그루누이의 동굴에서의 7년간의 세월이 약간의 나레이션으로 처리되거나 마지막 부분의 그루누이의 심리 묘사등은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근 2~3년간 나온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 중에서는 기존의 작품을 잘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최고점을 주고 싶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사족을 달자면 반드시 영화를 보기 전 원작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향수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펴냄 / 386쪽 /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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