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을 보는 마음
노동운동을 보는 마음
  • 김성현
  • 승인 2005.11.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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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최근의 노동운동에 대한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사실 내 시선도 그리 곱지 못하다. '노동조합'이라는 단어에 대해 대단한 애정을 갖고 바라보았던 과거가 분명히 있었건만 지금은 취사 선택해서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분명 이 점은 발전의 한 면이라고 믿는다. 어느 조직이건 무조건 옳을 수는 없는 것이기에 최초에는 합법적이건 불법적이건 바른 행보라고 믿고 지지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절대 선이 될 수는 없기에 시간이 지나면서부터는 판단을 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노동조합이라 하면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생존권을 지켜주는 유일한  조직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의 생명은 도덕성이다.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한다 믿고 자신들의 권익문제에 대한 협상을 하라고 믿고 맡길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일을 맡은 간부들의 도덕성과 양심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간부의 일부라도 도덕성의 길에서 벗어나게 되면 돌아오는 부메랑은 엄청 큰 것이 된다. 그래서 아픈 것이다.
 
 정치도 그렇지만 노동운동도 정직성, 도덕성이 전제된 운동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생명력이 짧다. 사익을 위한 일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것이라 믿고 그에 맞게 복무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노동운동 단체에 그것이 있느냐를 묻는다면 '아닌 경우가 많다'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니 신뢰하기 어려울 수밖에.
 
 한 회사의 노동조합만의 일이 아니라 상급단체로 올라가고 전국화된 조직의 일을 맡게되면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요구가 훨씬 많아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과연 어느 편에 설 것인가는 너무도 중요한 일인데 불가피하게 숫적인 우위에 있는 편에 서는 것이 관행처럼 되다보니 힘없는 소규모 노동조합의 이익은 대변하기 어려워지고 심지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입장은 전혀 대변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귀족 노조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같지만 분명히 다르다. 그런데 요즘은 그게 그거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역시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인 것이라 이제 구분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온 것이다. 비타협적 투쟁이 옳은지 융통성있는 협상이 옳은지는 경우마다 다르지만 사익을 생각하거나 뒷돈의 맛을 알게되면 전체가 죽는다. 이미 다 죽을 위기에 놓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제 정치노조는 정치권을 향해 말할 자격을 잃었다. 스스로 다시 생명력을 회복하기 전에는 말이다. 그래서 노조를 보는 마음이 참 아프다.
독서신문 1391호 [200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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