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이 부른다
사막이 부른다
  • 관리자
  • 승인 2007.03.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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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품은 열사의 땅 ‘사막’


 올 봄에는 역대 최고의 황사가 예견된다고 한다. 중국의 유래없는 가뭄으로 인해 고비사막의 모래폭풍이 거세질 것이라는 것이 그 예견의 근원지이다. 매해 봄마다 찾아오는 이 모래 바람은 그 유해성으로 인해 반갑지 않은 손님 취급을 받고 있다. 사막이란 그런 곳이다. 인류에게는 달갑지 않은 곳, 사람이 살기 힘든 곳.
 열사로 뒤덮인 땅, 사막. 인류에게 버림 받은 그 생명의 불모지에서 평생을 바친 위대한 학자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책이 나왔다. 마이클 메어스의 『사막이 부른다』는 그가 사랑했던 사막처럼 뜨거운 열정을 뿜어내고 있다.
 사막 ‘desert’ 의 어원은 라틴어 ‘desertus’ 로 ‘외딴’, 혹은 ‘버려진’ 이라는 의미이다. 뜨거운 태양이 풀 한포기 없는 모래의 땅을 달구고, 밤이 되면 언제 그랬다는듯이 싸늘해지는 그 곳. 한없이 이기적이고 척박한 환경에 생명체들이 살기엔 너무나 힘겨운 곳이 되었다. 하지만 마이클 메어스는 이러한 척박한 환경이 생명의 기원이나 다름없다고 역설 한다.  사막의 건조함 속에서도 생명의 심장은 고동치고 있다. 어린 왕자를 찾아왔던 희귀종 사막 여우, 수많은 흙무더기 위로 울려 퍼지는 투쿠투코, 포식자를 피해 두 발로 달아나는 아메라카 캥거루 쥐. 솔트부시의 소금 결정을 벗겨내고 녹색 식물을 갉아먹는 평원 비스카차 쥐 등 사막 속에서도 얼마든지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 나가는 생명체들이 존재한다. 단지 우리의 관심 밖에 버려져 있어 제대로 발견되지 않았던 것 뿐이다.
 
 메어스의 사막 생태 연구는 결국 ‘수렴 진화’ 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즉, 동물들은 각각 다른 장소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유사한 기후와 생태 속에서는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동물들은 비슷한, 또는 같은 방법의 생태학적 진화를 취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의 증거를 위해 메어스는 새나 설치류를 잡아 먹기도 하고, 곰팡이 낀 빵을 씹기도 한다. 54도가 넘는 뜨거운 불볕을 피해다니고, cia 로 오인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진지함과 열정은 이 책 속에서 분류학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동물학적으로 그의 해박한 지식과 함게 더불어 꽃 피어나고 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을 것 같은 사막이라는 공간 속에서 사실은 다양한 생명체가 생존하고 있음을, 버림 받은 땅이 아닌 생명의 땅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마이클 메어스. 생물학을 전공하고 의학 분야로 진출하려 했던 저자가 사막이라는 곳으로 그 발걸음을 옮기게 된 그 신비한 힘. 모래바람과 함께 전달되어오는 사막의 뜨거운 열기를 함께 느껴보기 바란다.
사막이 부른다
마이클 메어스 지음 / 정주연 옮김 / 해나무 펴냄 / 407쪽 / 18,000원
[독서신문 권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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