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러브레터
죽음의 러브레터
  • 관리자
  • 승인 2007.03.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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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대로 잘 나가던 카피라이터였던 제인 오스틴(『오만과 편견』을 쓴 영국 소설가)은 그 이름에서 연상되는 섬세하고 여성스러움과는 전혀 연관 없는 어딘지 엉뚱하고 무언가 비어있는 듯한 30대 여성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인 오스틴 jane austen을 좋아하여 붙인 그녀의 이름은 엄마의 실수로 인해 jaine austen 이 되어 버렸다. 인생의 시작을 얼음장에 넘어져버리는 듯한 우스꽝스러운 실수로 시작한 제인의 인생은 언제나 좌충우돌이였다.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 작가인 로라 레빈은 제인 오스틴 시리즈를 구성하면서 치밀한 추리로써 범인을 잡아 나가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의 구성대로 흘러가면서 주변 사람과 얽혀가면서 사건을 해결해가는 전형적인 코지 미스터리의 형식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접근한다. 이러한 접근은 제인이라는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예전부터 주인공을 알았던 것 같은 유대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하여 작품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그만두고 대필가로 활동하는 제인은 어느 날 하워드 머독의 러브 레터를 대필해주게 된다. 그런데 그 편지의 수신인인 그의 짝사랑 상대 스테이시가 하필이면 하워드와의 데이트 날 살해당하고 만다. 이에 하워드는 스테이시의 살인범으로 몰리게 되고 제인은 이러한 하워드의 결백을 밝혀내기 위해 자신만의 수사를 시작한다.
  모든 정황이 하워드에게 불리하기만 하고, 제인은 하워드가 살인범이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진짜 살인범을 찾기로 하고는 죽은 스테이시의 주변을 배회한다. 살해당한 스테이시의 아파트에서 발견한 킹카 캐머런의 도움을 받아 진범을 찾기 위한 그녀의 노력이 시작하고……, 그러나 용의자가 너무 많다. 스테이시의 아파트 관리인 데리어쉬, 이전 남자친구 데본, 지금 남자친구 앤디, 베스트 프렌드였으나 지금은 앙숙인 재스민 등, 도대체 스테이시란 여자는 어떻게 살았던 거지. 사건을 파헤칠수록 스테이시 주변 인물들이 다 의심스럽기만 하다.
  불쌍한 하워드를 위해 나섰다지만, 스테이시의 이웃인 푸른 눈의 아름다운 남자 캐머런을 연모하게 되고, 피해자의 주변인들을 무작위로 의심하는 바람에 사건의 담당 형사인 레아 형사와 갈등을 조장한다.
  하워드의 결백도 증명해야 하고, 캐머런과의 관계도 발전시켜야 하며, 자신을 무시하는 레아 형사를 골탕먹여야 하는 제인. 우연하게 대필해준 러브레터로 말미암아 시작된 그녀의 행동은 마지막의 반전을 향해 서서히 치닫게 된다.
  『죽음의 러브레터』는 추리소설이지만 산뜻하게 이어지는 스토리 덕분에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이는 엉뚱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인 제인이 가진 ‘밝음’ 이라는 색깔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의 추리소설에 식상해진 독자나 새로운 추리물을 원한다면 제인의 가리지 않고 이곳 저곳을 찔러보는 ‘들쑤시기식 수사’에 동참해보기 바란다. 달콤한 로맨스와 잔혹한 살인사건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가 만들어내는 이중주의 화음속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의 러브레터
로라 레빈 지음 / 박영인 옮김 / 해문 출판사 펴냄 / 288쪽 / 9,000원
[독서신문 권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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