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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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7.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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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언제나 처음처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인 신영복 교수의 글씨, 그림, 삶의 잠언을 한 권에 모은 서화 에세이집 『처음처럼』은 술잔을 기울인다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씩 눈길을 주기 마련이다. 모 소주의 이름으로 쓰인 ‘처음처럼’의 제호 글씨와 그림이 바로 신영복 교수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여 년간 감옥살이를 하다가 47세의 중년이 되어서야 세상으로 돌아던 신영복 교수는 감옥에서 사는 동안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출간했고, 그 때 부터 조용하면서도 견고한 정신 세계로 우리를 초대해왔다.
  흔히 ‘연대체’로 알려져 이미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서예 작품과 감옥에서 어린 조카들에게 그려주는 것으로 시작해 일간 신문에 연재되었던 기행문에 삽입하여 유명해진 그림들. 그리고 인간과 사회, 우리의 생활을 되돌아 보는 진심어린 성찰이 담긴 글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대나무 숲 속에서 행하는 명상’처럼 머리 속을 깔끔하게 해준다.
  얄팍한 권모술수가 남발하고, 서로의 눈치만을 보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멀리 할 수 밖에 없었던 잠깐의 휴식을 저자는 제공하고 있다. 이는 무언가에 쫓기듯 뒤돌아볼 줄 모르고 급하게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조용하게 읖조리는 ‘고함’ 처럼 머리 속을 텅 비게 만들어 준다. 
  ‘처음처럼’으로 시작하여 ‘석과불식’으로 끝나는 이번 에세이에서 사람이 사는 것은 ‘수많은 처음’ 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라는 저자의 말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말자는 자기 성찰에 대한 조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역경들을 이기는 방법은 바로 ‘수많은 처음’을 통한 자기 자신의 쇄신이라는 것이다.
  씨과실은 먹지 않는다는 ‘석과불식’ 또한 희망을 싹 틔우자는 저자의 권유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자기 자신을 거름으로 삼아 그 씨앗의 싹을 터뜨릴 수 있다면 일련의 시련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언제부턴가 삶 속에서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 같다. 신문 지면과 방송 매체를 장식하는 뉴스들은 우리가 걸어가는 길들이 결코 순탄치 않음을 나날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큰 나무에 가려 큰 숲은 보지 못하는게 아닐까? 싶다. 삶의 역경에 휘둘려 자신의 가능성이나 희망은 도외시 하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정말 누구나 알고 있는 간단한 방법들로 우리를 깨우친다. 잠깐 나무 옆으로 고개를 돌려 거대한 숲을 보라는 것처럼, 잠깐 잊고 있었던 삶의 진리들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우리의 삶이 그래도 희망차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는 사람이라면 ‘처음처럼’의 마음을 가지라고 권해주고 싶다.

처음처럼
신영복 지음 / 신영복 그림 / 랜덤 하우스 펴냄 / 232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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