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놀이문화
독서와 놀이문화
  • 이병헌
  • 승인 2005.11.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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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시인 · 소설가 , 임성중 교사)
 
  지난 달 나는 중국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여행의 일정 속에 기차를 두 번이나 탔다. 한번은 낙양에서 서안까지 다른 한번은 서안에서 연운항까지 였는데 두 번의 기차여행은 각기 다른 메시지를 주었다. 낙양에서 특급열차를 탄 기차는 외국인 전용이어서 여행을 하는데 별 문제점이 없었는데 중국인들과 삶을 나누는 시간은 가질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우리들이 탄 기차 안에는 스페인 사람들이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패키지로 여행을 하고 있었고 나는 그들과 우리들의 휴식에 대한 문화적인 면을 동시에 접할 수 있었다. 한국사람들은 고스톱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시끄럽게 떠들거나 외국인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았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았다.
 
 스페인 사람들의 여가를 보내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물론 그들도 기차 안에서 간식을 먹었는데 스넥종류였다. 그리고 그들 중 몇 명은 책을 읽고 있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은 토론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실 나도 책을 가지고 갔지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책을 읽지 못했는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몇 년 전에 일본에 갈 기회가 있어서 지하철에 일부러 타 본 적이 있었다. 일본 사람들도 빠르게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우리 나라도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다. 신문을 보면서 세상을 읽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무표정하게 차창에 시선을 던지거나 옆 사람과 담소를 나누는 경우도 보았다.

  사실 여행을 하면서 책을 읽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안정된 기차 안에서는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 있다. 물론 조명이 밝지 않거나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면 오히려 시력을 나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들이 여행을 할 때 가지는 놀이문화는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봐야 한다.
 보통 모임이나 단체로 여행을 갈 때 자리를 잡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먹는 일이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행들이 자리에 앉으면 모임의 총무나 일을 보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술과 음식을 꺼낸다. 그리곤 술과 음식을 먹고 때에 따라서는 시끄러운 소리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방해를 주기도 한다.

  이제 우리들의 여행의 문화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 여행의 경우와 단체 여행의 경우가 다를 수 있겠지만 여행을 하면서 책을 한 권 챙겨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머리를 무겁게 하는 것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도 좋고 만화책도 좋다.
 지난 1월에 인천에서 진황도까지 배를 타고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배에는 도서실이 마련되어있었는데 책의 대부분은 만화책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여행을 하는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독서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물론 만화책일지라도 독서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늘 즐겁다.

  기차나 지하철 등 교통기관에 서적을 비치하는 것도 국민들에게 독서를 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이 된다. 눈에 뜨이면 손이 가게 된다는 것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우리들의 여행을 할 때의 놀이 문화도 과감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소주잔 대신 손에 책을 잡는다면 우리의 영혼에 더 밝은 빛이 고여들리라 생각한다.
 
독서신문 1389호 [200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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