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말하랬더니
대신 말하랬더니
  • 김성현
  • 승인 2005.11.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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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각 정당에는 대변인이라는 직제가 있다. 각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기도 하고 대변인의 입장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한 상황에 대한 논평을 한다. 대변인의 역량에 따라 각 당의 지지율도 지지자도 늘었다가 줄었다가 한다. 절대적인 위치는 아니지만 상당한 비중을 가진 입장이기도 하다.
 
대변인의 비중이 얼마나 컸던지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야당 대변인은 낙선하는 일이 없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워낙 언론을 많이 타기에 인지도가 상대후보보다 훨씬 높고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지다 보니 거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당의 대표보다 언론 노출이 훨씬 많기도 하다.
 
대변인의 역할과 비중이 그만큼 큰 것만큼 대변인들의 역량이나 인격도 커져야만 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일진데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는데 오늘의 정당에 아픔이 있다. 말을 잔재주로 하거나 막말을 일삼거나 상대당 공격에 지나치리만치 집착하는 것은 정치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품위있는 논평이나 해설, 그리고 의견표명이 있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의 심정일 것이다. 정치냉소를 탓하기 전에 자정해야 하는 것이 전제인 것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각 당에 모두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변인의 입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것은 사실 한편으로는 각 당이 즐기는 측면이 있기도 하다. 대단히 마음에 안드는 상대당을 향해 대표가 직설을 하기는 곤란한데 대변인이 대신 해주니 속으로 시원해 한다는 것이다. 우습지만 현실이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나라의 대변인들을 대개 인격이 바닥이라는 말이 된다. 본인들이야 기분 나쁘겠지만 이의를 제기하는 일반인은 별로 없다. 욕을 한바탕 하고 나면 혹 시원할지는 모르지만 사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한풀이하라고 대변인을 뽑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그들의 입을 단속하는 것이 절실한 것 아닌가.
 
차분히 적확한 내용을 적시하고 판단에 대한 설명을 하는 대변인이 활약하는 세상을 보고싶고 살고싶다. 언제쯤 가능할까?
 
독서신문 1389호 [200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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