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왜곡
본질왜곡
  • 김성현
  • 승인 2005.11.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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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일의 원인이 무엇이며 과정이 어찌되었는지 그래서 얻은 또는 파생된 결과는 무엇인지에 대해 차분히 논해보는 것이 순서상 맞다. 일어난 일의 전후맥락을 살피지 않고 그저 지엽적이거나 본질을 벗어난 내용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이 못된다.
 
도청문제가 전국을 강타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록 문제의 본질인 언론권력과 경제권력, 그리고 정치권력의 커넥션을 살피는 일에 집중하지 않고 필요하지만 지엽적인 문제로 치부될 수 있는 도청을 한 이는 누구이며 그것이 불법이라는 사실만을 가지고 논의하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도청은 누가 뭐래도 범죄이고 나쁜 일이다. 온 국민이 불안에 떨게되는 결과를 낳은 도청의 현실화 문제는 심각한 일 맞다. 그러나 지금 더욱 근본적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것은 그 내용에 담긴 이들의 더러운 행태에 대한 확인이며 분석이다. 도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일을 행했는지 살핀 후에 도청이라는 불법적인 행위를 한 이에 대해 조사해도 늦지 않다.
 
도청문제를 가지고 특검이니 특별법이니 하는 방법론을 가지고 말들이 많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결국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진실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기에 어느 것이 먼저이건 관계는 없다. 다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순서가 무엇인지에 대해 판단할 필요는 있다. 사실 특검을 실시하려면 국회가 열려야만 한다. 하지만 8월은 국회가 열리지 않는 휴회기이고 빨라야 9월에 시작되는 정기국회 때나 되어야 특검을 실시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기 전에 국회를 열자고 요구해야 맞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모르는 국민들 앞에서 특검을 주장해야만 선명하다고 판단하는 이들은 계속 특검을 주장하지만 실제 그것이 가능하려면 한두달 기다려야만 한다. 결국 본질을 벗어난 정치선전에 불과하다.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검찰의 수사일 뿐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검찰을 신뢰하지 않기에 답답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임시국회 소집요구가 먼저 선행되어야 하고 특검실시를 위한 과정을 밟아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 없이 여전히 특검만을 주장한다면 그것은 위선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에 다름 아니다. 결국 정치꾼들의 위선을 바로잡는 것은 국민들의 몫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똑똑해질 필요가 분명히 있다.
 
본질을 왜곡하는 선전선동에 넘어가지 않고 본질을 파헤치는 국가를 바란다면 분명히 국민들도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똑똑해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말자.

독서신문 1388호 [200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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