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훈 |
영화 <마강호텔>은 조폭들에게서 호텔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폭과 호텔리어들의 이야기다. 조폭이 등장하는 한국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듯이 코미디 영화다. 하지만 조폭들 사이에 이권 갈등으로 싸움이 나고 주먹으로 치고 박고하다가도 금세 코믹한 웃음을 선사하는 식의 조폭 코믹 영화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앞에서 말한 틀을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김석훈이라는 배우의 변신이 새롭게 다가온다.
김석훈은 지금가지 진중하면서도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남성배우 역할을 많이 해왔다. 따라서 가벼운 역할보다는 진지한 면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랬던 그가 조폭으로 변신하면서 파격적으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항상 정의의 사도나 형사, 또는 사랑에 아파하는 순정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고 코미디에 도전하면서 김석훈은 달라졌다.
구조조정 당한 조폭들이 생계보장을 위한 데모를 하고, 신세대 인기그룹 동방신기를 패러디 한 마강신기까지 웃음을 자아내는 곳곳에 김석훈의 변신은 눈에 띈다. 로맨스 코미디가 아닌 조폭 코미디를 선택한 이상 변해야 겠다고 생각한 김석훈은 억지스럽게 연기하는 것 보다는 자연스럽게 조폭임을 연기했다. 하지만 그에게 이런 변화가 부담스럽지 않을 순 없었을 터.
“외모를 바꾼다는 것은 큰 어려움이 아니었다. 다만 단순한 외모상의 변화로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배우 김석훈의 전혀 다른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캐릭터를 연구하며 내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였다”면서 부담감을 비추기도 했다.
김석훈의 변신에는 처음 스크린에 데뷔한 김성은과 다른 조연 배우들의 도움이 컸다. 격렬한 베드신을 찍으면서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점은 첫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노련하게 리드해준 김성은이 있어서 가능했고, 마강신기를 연기해야만 했던 다른 조연배우들과 연습한 시간들이 그의 변신을 도왔다.
김석훈의 놀라운 변신과 김성은의 첫 스크린 데뷔작, 조연 배우들의 화려함까지 더해서 영화 <마강호텔>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형님들과 호텔리어들의 따뜻하면서도 즐거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극장으로 향해보는 것은 어떨까?
[독서신문 김정득 기자 2007. 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