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신문] 처참하게 희생된 우리 꽃다운 젊은이들의 장례가 국민적 애도 속에 치러지고, 말할 수 없는 비애감만이 남은 우리들의 폐부를 찌르고 있다. 그 사이 봄꽃들은 피고 지며 찬란한 슬픔의 봄날은 가고 있다.
두 동강 난 천안함을 건져 올려 알아낸 결과는 외부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누구의 공격인지 알아내야 하는데 막막하기만 하다.
‘천안함 패전’이란 말조차 횡횡하고 있는 분명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우리의 안보태세가 근본적인 변화를 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국가 위기 사태에 대한 정부의 상황파악과 대처 방식에 대한 불만과 실망의 소리가 높아지고, 희생된 장병들의 위상과 국민들의 상처 입은 자긍심이 위협받고 있다. 굳이 임진왜란을 논하지 않더라도 안보무능의 역사가 되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우리의 위기관리 리더십에 아쉬움이 보인다. 천안함 침몰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통령은 군을 칭찬했고 북한에 조심스러워했다. 지금은 군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고 질책하고 북한이 정신 못 차리고 있다고 훈계하고 있다. 이번만이 아니다. 2008년 7월11일 새벽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에게 사살됐을 때 청와대는 분노는커녕 국회에서 남북 간 전면 대화를 제안했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불신과 원망을 넘어 허망함, 야속함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두 동강나 인양된 천안함의 비참한 선체를 보며, 태극기에 싸여 나오는 사랑하는 아들의 시신을 부여안고 울부짖는 유족들을 보며 우리 모두는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조국의 무능함에 슬퍼하고 분노했다. 그러나 눈물 흘리는 감상의 리더십으로는 평화를 지키고 국가 안보를 온전히 이뤄나갈 수 없다.
희생된 젊은 영혼들의 넋이 가치 없게 되서는 안 된다. 통일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로 비전을 포함한 보다 능동적이고 포괄적이며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