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다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다
  • 관리자
  • 승인 2007.02.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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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세상을 바꾸다



  인간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무언가 한 가지가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바로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태초부터 인간은 2가지의 종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종류의 인간이 살아오면서 쌓아온 기록이 바로 역사인데, 우리의 역사는 대부분 남성들의 이야기로 엮여있다. 간간히 섞여 나오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남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을 때가 고작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이러한 현상은 남녀 불평등이란 인류가 걸어온 기나긴 길 속에서 지울수 없는 치부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치부들은 조금씩 들추어지고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의식 개선을 요구 하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부분 이루어져 가고 있다. 인류가 걸어온 길이 두 다리가 온전함에도 불구하고 한 쪽의 다리만을 이용해서 걷고있는 부조리한 걸음이였음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양 다리로 걸음을 걷고 이제는 뜀박질을 시작할 인류에게 첫 걸음마를 가르쳤던 사람들을 이 책에선 소개하고 있다.

▲ 마리아 라이해 ⓒ evan hadingham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다』에서는 네 명의 여성 과학자가 나온다. 불가사의한 거대한 문양을 쫓아 평생을 나스카 사막에서 보낸 마리아 라이헤, 보르네오 밀림을 헤메며 오랑우탄의 친구가 되고 있는 비루테 갈디카스, 지구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에게는 5%의 모습만 연구되고 있는 바다 속에서 자신의 모든걸 바치고 있는 실비아 얼, 지구상 여덟 번째 대륙이라 평가 받는 우림의 우듬지를 수색하고 있는 마거릿 로우먼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남성의 몸으로도 힘든 오지에서가 아닌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오지에서의 연구로 최고의 커리어를 구축하고 있다. 그녀들의 노력과 정신이, 그리고 이유없이 사회로부터 받아야 했던 고통들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여성, 평화와 인권을 외치다』에서는 네 명의 여성 인권 운동가가 나온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기아, 전쟁, 테러 등 인권이 짓밟히는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권리보다는 남의 권리를 위해, 사람이 사람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신교계와 구교계의 대립으로 지역사회, 학교, 정당 등 제각각 나뉘어 끈임없는 공포와 폭력이 오고가는 북아일랜드에서 내전으로 가족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평화 공동체를 만들고, 무기 없는 북아일랜드를 만들기 위해 20여년을 바친 매어리드 코리건 마기르. 과테말라의 민주화와 원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야의 딸 라고베르타 멘추 툼. 35년간 을 지구상 최대의 살상 무기인 핵을 없애기 위해 살아온 헬런 캘디컷.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나무 위에 살면서 자연 파괴의 무서움을 사회에 알렸던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의 이야기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대의를 위해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습에서 충만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비루테 갈디카스 ⓒ evelyn gallardo


  이 책은 남녀의 구분을 서서히 없애간다. 생물학적으로 서로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음에 당연한 결과라 생각된다. 이 책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때 더 이상 ‘여성으로서’ 라는 전제가 느껴지질 않는다. ‘그저 이 세상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구나’ 하는 느낌만이 가득하다. 여성으로서 이루었기에 대단한 것이 아닌, 인간으로써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는 것만 느끼게 되며 그로써 그들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을 갖게끔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세상을 위해 일하는 ‘여성’ 이 아닌 ‘사람’ 들을 만나는 과정이 이 책이 가진 진정한 매력이라고 생각 된다.

[독서신문 권구현 기자]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다
여성, 평화와 인권을 외치다
박현주, 신명철 지음 / 낮은산 펴냄 / 224쪽, 232쪽 / 각 권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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