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편지
  • 김성현
  • 승인 2005.11.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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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우표를 붙여서 보내는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아주 드문 현실이 된지 오래이다. 이메일을 보내는 수고는 훨씬 적게 드는 일이고 신속하며 거의 정확한 장점이 있기에 당연히 이메일 활용이 늘 수 밖에 없다.
아직 인터넷에 익숙치 않은 분들에게는 느낌상 거리가 먼 이야기일 수 잇지만 이제는 이메일에서도 풋풋한 느낌이나 정감 같은걸 느낄 정도가 되고보니 우표를 붙여서 보내는 편지와 그닥 다르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최근엔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를 인터넷으로 내 보인 일이 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횟수면에서 확실히 잦아졌다는 측면에서 뉴스거리가 되는 모양이다. 대통령이 국민을 또는 당원을 상대로 편지를(물론 인터넷으로) 보내는 일이 그리 낯설지 않게 여겨지는 것은 그가 이미 인터넷 문화의 최대 향유자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여간 대통령이 그렇게 편지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담아, 고백과 부탁을 곁들여 국민에게 보내는 것은 신선하고 정감어린 느낌을 갖게 하기에 난 좋다고 여긴다. 물론 권위가 없다거나 가볍다는 식의 평가를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아마도 본인의 익숙함과 거리가 잇는 영역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익숙하다는 것은 권위에 눌리고 그것이 오히려 편하다고 여기는 수동적이거나 피동적인 입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민주주의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이들이 많다. 물론 현상적으로는 대통령이든 정부든 권위를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일이 잦아진 현실에서 보면 혼란스러움일 수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통과의례라 보면 된다. 혼란 이후에 정리된 양상으로 전이되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두려워하면 새로운 세상과 영역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종이편지에 아직도 매달려서 그것만을 고집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마찬가지로 권위형 권력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가진 이들도 줄어들고 있다. 이제 주체적이고 자의식이 강한 존재들로 거듭나는 이들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역의, 새로운 형태의 권위와 권력이 이미, 어느새 우리 앞에 있는데 여전히 과거의 발상과 잣대로 오늘의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눈을 뜨고 높이 보자. 편지의 내용에 공감도 하면서 말이다.

독서신문 1386호 [200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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