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분관 유치 ‘세종시’에만 관대해
국립중앙도서관 분관 유치 ‘세종시’에만 관대해
  • 강인해
  • 승인 2010.03.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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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타당성 재조사 “부산, 경제성 낮다”
세종시 분관 건립과 형평성 어긋나 논란
[독서신문] 강인해 기자 = 2006년부터 국립중앙도서관(장관 모철민, 이하 국도)의 분관을 건립하고자 유치 운동을 벌여왔던 부산이 낙마 위기에 처했다. 지난 달 초 부산시 문화예술과는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국립중앙도서관 부산분관 건립 타당성 재조사 중간보고에서 “경제성이 낮아 분관 건립이 어려울 것 같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분관 유치를 낙관하던 부산은 세종시 분관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국도 분관건립 추진  어떻게 진행됐나?
분관 건립은 지난 2006년 참여정부시절부터 시작했다. 정부는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서울에 위치한 본관과 연계해 공사립 도서관의 센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분관’을 건립하겠다고 재가했다. 국내 5대 사고(史庫)인 춘추관, 태백산, 오대산 등이 전국에 분산돼 보존됐던 것처럼 분관을 마련해 국가의 중요 지적재산을 관리하겠다는 취지가 실려 있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연구용역 결과 대전과 부산, 대구, 광주 등 4개 도시에 행정자료·정책, 해양물류, 교육학술, 문화예술 분야별로 각각 특화된 분관 건립을 제안했다. 각 도시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분관 건립에 앞장섰고, 몇 차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쳤다.

광주의 경우 지난해 5월 총 사업비 1천300억원 투입을 골자로 하는 기본구상을 정부에 건의했고, 부산은 자체적으로 2008년 분관 사업 추진을 인정받았고,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예비 타당성 조사결과를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대구 역시 자체적으로 연구 용역을 마무리하고 관련 국비예산 확보와 분관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들 도시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분관 설립 조건을 번번이 충족시키지 못해 재조사를 요청해왔다.
 
■예비타당성조사 신빙성 떨어져
최근 부산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측으로부터 받은 분관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서 또 다시 경제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분관 유치가 어렵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kdi의 재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성을 가늠하는 비용·편익(b/c) 비율이 2007년 예비타당성 때보다 더 낮은 0.6 정도로 도출됐다. 2007년 b/c 비율은 0.81이었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국책사업은 b/c 비율이 1.0 이상 나와야 예산 집행이 가능한데 부산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kdi의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작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하 문화관광연구원)이 실시한 용역에서는 0.6을 훨씬 웃도는 1.27의 b/c 비율을 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극심한 결과의 차이는 조사 대상이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kdi는 타당성 조사 시 대한민국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천명의 표본을 추출해 조사를 벌였고, 문화관광연구원은 부산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대상으로 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는 “분관이기 때문에 그 지역의 주민을 대상으로 표본을 설정하는 것이 옳다”며 “kdi의 조사 대상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타당성 재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분관 건립은 ‘일사천리’
반면 세종시에 설립될 분관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어 다른 도시와 정 반대의 행로를 걷고 있다. 무려 940억원을 들여 2만9천817㎡에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2만1천870㎡)로 2012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미 조감도와 기본적인 설계도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확실히 5년여 동안 지지부진하게 끌고 왔던 타 도시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 입법이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분관 건립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은 타 도시 주민들에게 상당히 의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종시가 2020년 이후에나 제대로 된 도시의 모습을 갖출 예정이기 때문에 분관을 건립한다 해도 이용률이 떨어져 오히려 부산이나 광주 등의 도시보다 경제성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세종시에 분관 건립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타당성 조사에서 고배를 마신 부산이 또 한 번의 재조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도서관 분관 건립,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toward2030@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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