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돌이켜보면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나 비운의 여성이 존재하고 있다. 클레오파트라, 앙뜨와네트, 제인 그레이 등 모두가 시대의 희생양이 되어 이 세상을 떠나갔다. 이러한 여성들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후세들에게 여러 가지 면모로 조명되고 있다. 천하의 요부로, 때로는 성녀로 해석되면서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왕 제임스 5세와 프랑스 출신 왕비 마리 드 기즈 사이에서 태어났던 메리는, 태어난 지 6일 만에 아버지가 죽자 스코틀랜드 여왕의 자리에 오른다. 마리 드 기즈의 섭정으로 메리는 5살 때 프랑스로 보내지고, 이후 프랑스 궁정에서 성장하게 된다. 1558년 4월에 왕세자 프랑수아와 결혼을 하고, 같은해 11월에 엘리자베스가 잉글랜드의 왕위에 오르면서, 잉글랜드 카톨릭 교도들에게 정통 여왕의 후보로써 거론되기 시작한다.
1559년 프랑수아가 왕위에 오르면서 메리는 프랑스 왕비로 즉위한다. 하지만 얼마 후 프랑수아의 별세로 메리는 ·18세의 나이로 미망인이 되고, 2년 후 스코틀랜드로 돌아오게 된다. 이후 메리는 국정을 훌륭히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메리에게 사촌인 단리 백작과 두 번째 결혼을 하면서부터 불행의 씨앗은 찾아든다. 영국 여왕은 이 결혼을 승락하지 않았으며, 단리와는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사이라고 여기게 된다. 결국 메리는 간통의심과, 단리에 대한 살해 혐의를 받게 되고, 실제로 단리가 살해당하고, 살해 사건의 주모자로 의심되던 보스웰에게 납치 당하고, 그와 결혼 하면서 결국 왕위를 아들 제임스에게 물려주게 된다.
이후 단리 사건으로 말미암아 잉글랜드에서 유폐생활이 시작되고, 정치적 암투에 의해 1587년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탁월한 재능과 전설적인 미모를 자랑했던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를 재조명 하고 있다. 저자 캐럴 섀퍼는 불운한 군주, 성인 순교자로 추앙되는 반면 살인자 또는 요부로 비난 받기도 하는 그녀를 따듯한 손으로 쓰다듬는다. 마치 그녀를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았던 한 명의 천사처럼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곳의 슬픔을 보듬어 준다. 그녀를 출생에서 죽음까지, 그녀가 불운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과 흥미로운 사건들,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던 인물들까지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비운의 여인 -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캐럴 섀퍼 지음 / 전일휘 옮김 / 가람기획 펴냄 / 330쪽 / 15,000원
[독서신문 권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