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에 도서실까지
경로당에 도서실까지
  • 이재인
  • 승인 2005.11.1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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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인(경기대교수/소설가)

 지금 시골의 어느 곳에 가도 경로당은 있다.
말인즉 경로당이라 하지만 낡은 텔레비전 한대가 시설물로 전부인 경우가 많다. 노인들이 모이면 농한기에는 마을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고작이다. 그것이 아니면 술추렴 화투놀이로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가 일쑤이다.

 이러한 공간을 노인들이 모여 지내는 곳보다는 보다 생산적인 장소로 변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함 즉하다. 그 무엇보다도 경로당에 책꽂이를 설치하고 마을문고를 설치하면 좋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몇 해 전만해도 마을문고가 있어 목마른 영혼에 오아시스 역할을 해주었는데 슬며시 마을문고가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심히 애석한 일이다.

 그러나 실망할 일도 아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관계 당국에서 관심을 갖고 농촌 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된다면 좋은 사업이 되리라고 믿는다.
지금 농촌은 텅 비어 있다. 노년기의 나이든 어른들만이 고향을 지키는 딱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런 농촌이 윤기 있고 책 읽는 분위기로 일신된다면 이도 새로운 또 하나의 새마을운동이 되리라 믿는다.

 새마을 운동은 이미 끝난 국민운동이 아니다.
새롭게 가치관을 부여하고 이를 뒷받침하여 농촌 독서운동으로 시들은 분위기를 보다 젊고 패기 있는 공간을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정립해야 한다.
한국출판문화협회 같은 단체나 혹은 관련 유관기관에서 관심만 가져도 쉽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황폐한 농촌, 썰렁한 분위기, 각박한 인심은 바로 우리의 메마른 삶을 대변하는 바로메터이다.
이런 곳에서 해방되는 길은 전국 농촌의 마을문고와 마을 일꾼들의 독서운동의 일환으로 생기 있는 농한기로 변함 즉한 일이다.

 그리고 농촌의 경로당에 또 한 가지는 컴퓨터를 보급해 주는 일이다. it 강국으로 세계적인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러한 나라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 것이 어찌 도서 몇 천권으로만 이루어질 수가 있겠는가?

 농촌, 심훈이나 이광수가 살던 시대의 배경이 아니다. 어떠한 배경의식을 가지고 농민을 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지금 경제도 정치도 다 짐작하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지혜를 모아 농촌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게 어디 돈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겠는가? 열정과 관심과 지속적인 후원아래 탄생되는 것이다.

이재인 (경기대 교수, 소설가)
 
독서신문 1383호 [200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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