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개봉예정인 영화 <언니가 간다>가 지난 06년 12월 19일 종로에서 언론시사회와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아파트> 이후 고소영의 차기 출연작이란 점에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취재진들로 시사회 현장이 북적였다.
영화 <언니가 간다>는 첫사랑의 상처로 30살에도 슬퍼하는 여주인공이 12년 전 과거로 돌아가 첫사랑을 바꾼다는 로맨스코미디물이다. 누구나 살아오면서 바꾸고 싶은 과거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바꿀 수 있는 일은 판타지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언니가 간다>는 첫사랑의 상처로 슬퍼하던 나정주(고소영 역)가 우연히 노트북을 통해 12년 전 과거로 돌아가 고등학생인 자신을 바꾸려고 열심이다. 하지만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 영화는 그 동안 시간 여행을 소재로 했던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로맨스코미디 장르다. 기존의 영화들은 시간 여행에서 자기 자신이 직접 어려서 과거를 돌아보거나 무심하게 지켜보는 것이 전부였으나 <언니가 간다>는 30살의 자신이 18살의 자신과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눈물 흘리는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됐다.
또한 12년 전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에 맞춰 1994년의 상황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언니가 간다>에는 1994년에 유행했던 모든 아이템들이 담겨있다. 삐삐, 하이텔, 게스 청바지까지 20대 중반이상의 연령층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품들이다. 삐삐로 음성을 남기고, 컴퓨터에 전화선을 연결하여 “삐~삐~뚜~음”하는 연결음을 통해 채팅과 번개팅을 하고, 게스 청바지 하나면 남부러울 것 없었던 그 시절 이야기가 완벽하게 재현됐다. 이 영화는 소품 외에도 음악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듀스의 ‘나를 돌아봐’, ‘여름 안에서’, ‘칵테일 사랑‘과 같은 당대에 유행했던 음악들로 향수를 자극했다.
<언니가 간다>에 출현한 배우들은 닮은꼴이다.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배우와 성인 역할을 연기한 배우들이 외형적으로 너무 닮았다. 고소영과 조안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비슷하고, 남 주인공 역을 맡은 이범수와 유건도 여주인공들에 못지않다.
이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는 요소는 다양하다. 생각하지 못했던 참이슬의 유래와 꼬마 박지성의 출현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런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중고등 학교 시절 느꼈던 감정들을 아련하게 피어나게 하여 그 시절 “나는 후회했던 일은 없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로 2007년 새해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독서신문 김정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