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도 모르는 황금
돼지도 모르는 황금
  • 신금자
  • 승인 2006.12.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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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자(수필가 · 본지 편집위원 겸 칼럼리스트)

▲ 신금자     ©독서신문
tv나 언론에서 연말이 되면 다음 해의 띠에 대해 소상히 알려준다.
어떤 동물이더라도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켜 그 띠에 대한 나쁘고 좋은 선입감을 살짝 없애주기도 하고 살려주기도 했다. 잠시 입 안에 넣고 굴리면 입가에 볼우물이 생기는 그런 정도의 단맛과 함께 속설이 덕담처럼 있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미신천국일 정도로 변질되었다. 윤달이 든 7월 내내 수의를 하고 묘를 이장하면 좋다고 줄을 서 관련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가을에는 쌍춘년을 앞세운 혼례 시장이 대목을 맞아 혼잡하더니 새해까지 이어갈 구실로 황금돼지가 등장했다. 


 근거도 없는 속설에 의지를 하려하고 쫓아가는 양상이다. 그 우매한 사람들을 이용하는 상술까지 가세하니 잠자코 있던 사람들도 귀를 세운다. 마침내 세태를 알리려고 언론이 보도를 했지만 정작 문제를 정확히 짚어주지 못해 오히려 몰랐던 사람들까지 알게 하여 수그러들기는커녕 더 어수선하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여러 자료를 좀 찾아보았다.


사주 명리학에서는 음력 1.1을 한해의 시작으로 보지 않고 황도궁을 도는 태양의 움직임에 맞추어서 입춘을 비롯한 24절기를 배치하고 입춘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고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윤달이 든 해는 음력으로 입춘이 두 번 들었다는 것이다. 2006년 7월도 윤달이어서 음력 병술년은 2006.1.29~2007.2.17까지이다. 그러니 이 기간에 입춘(2006.2.4 과 2007.2.4)이 두 번 들어 있다. 이름하야 쌍춘년이다. 그렇다면 3~4년마다 입춘이 두 번 든다는 것을 일부 역술인이 600년 만에 돌아온다고 퍼뜨리자 언론과 결혼 관련업자들이 가세하여 사람들을 부추긴 셈이다.


 황금돼지해에 대해서도 명리학에서는 견해가 다르다. 그러고 보니 필자가 명리학 신봉자라도 되는 듯하지만 전혀 아니다. 다만 가까운 답이 되기에 타당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황금돼지해는 60년마다 든다. 흔히 60갑자 계산법으로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가 결합하나 음은 음끼리 양은 양끼리 결합하니 띠도 60년을 주기로 한단다. 돼지띠도 간이 5개로 5종류의 띠가 생긴다. 을해생(乙亥生)은 乙이 나무고 청색이라서 푸른돼지, 정해생(丁亥生)은 丁이 火이고 붉은색, 기해생(己亥生)은 己가 土여서 황색, 신해생(申亥生)은 申이 金이라서 백색, 계해생(癸亥生)은 癸가 水이기 때문에 검은색, 그래서 다섯 돼지가 생겼다. 을해생 푸른돼지, 정해생 붉은돼지, 기해생 황색돼지, 신해생 백색돼지, 계해생은 흑돼지로 나타났다. 이 중 황금돼지, 수위 황색(黃色)은 기해생이 아닌가. 그러므로 현재 우리 나라 나이 48세인 기해생이 황금돼지다. 굳이 황금돼지를 가린다면 말이다.

오행을 보면 무기(戊己)는 土로써 만물의 중심으로 하늘에는 황극(皇極) 사람에게는 황제(皇帝)이다. 황제의 皇은 황색의 黃과 음이 같거니와 황색은 옛날부터 임금을 상징하며 황금색으로 표시했다. 단지 그런 차원인 것을 돼지가 알지도 못하는 재물을 등재시킨 것은 인간의 또 다른 기원일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빨간 돼지저금통, 돼지꿈이라도 꾸면 사고팔고 하던 소박한 그 돼지면 좋다.


 혹, 쌍춘년과 2007년 황금돼지해를 외면해버리기엔 너무 허탈한가. 쌍춘년과 겹치기로 재물복을 타고나는 복덩이를 황금돼지해에 맞춰서 임신이나 출산 계획을 한다는 추세다. 가뜩이나 출산율이 낮아 고민하는 정부로서는 알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 하는 걸까. 이왕지사 좋은 게 좋다고 이런 저런 이유를 끌어다 찬물을 끼얹고 싶은 것은 정말 아니다. 다만 덕담 정도로만 가벼이 지나치길 바라는 마음과 속설에 휘둘리다 실망하지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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