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시집 펴낸 윤경숙
네 번째 시집 펴낸 윤경숙
  • 관리자
  • 승인 2006.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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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 속에 핀 사랑의 메시지
 
어떤 고난과 시련에서도
결코 놓치면 안 되는 단 하나의
숨줄이다
심장이 뛰는 한
잡고 있어야 하는 생명줄이다
먼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특혜도 아니다
치열한 삶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지피며
내일
꿈을 잃지 않기 위함이다
단 한 번 살고 가는 인생
그 삶에서
놓으면 안 되는 숨줄
그게 희망이다
「희망」전문


인간에게 꿈과 희망이 없고 좌절과 고통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에 대한 더 이상의 미련과 집착도 사라질 것이며 그럼으로 인해 자신의 존재가치를 깨우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꽃처럼 살고 싶다』란 시집을 펴낸 윤경숙 시인도 한때 이러한 좌절과 고통 속에 삶에 대한 희망과 꿈을 상실했던 한 인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가 더욱 돋보이는 것은 이러한 좌절과 고통을 이기고 다시 문인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의지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좌절을 딛고 아름답게 핀 꽃. 그 꽃은 바로 희망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시인이다.
학대와 고통의 유일한 탈출구는 글쓰기
십여 년 전인 지난 95년 작가는 마흔네 살의 나이에 처녀작 시집 『차라리 침묵하고』를 펴내며 시인의 길을 걷는다. 그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그가 숨을 쉴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고 술회한다.
친부모가 아닌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겪어야 했던 이유 없는 불평등과 학대. 그는 가족들로부터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기본적인 삶을 살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당연히 누려야 하고 사랑 받아야 함에도 그 작은 원칙에서 벗겨져 나와 소외되어 외로운 삶을 살았다.
그런 그의 고독한 삶에 스스로 연민을 느끼며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글쓰기는 그가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으며 시리디 시린 얼음칼날이 심장을 조각내 버리는듯하던 그 지독한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숱한 밤을 하얀 백지와 보내야만 했다한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은 결혼 후에도 이어졌다. 이미 사랑한 여인이 있는 남편과의 결혼. 시댁식구들에게서 받는 질시와 소외감. 그러다 보니 왜 이렇게 외롭고 고독하게 살아야 하나 하는 회한 속에 피눈물을 흘리며 방황했다.
 
새로운 희망과 좌절을 딛고
이러한 좌절 속에 어느 날 스스로 뭔가 희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 속에 양로원설립을 인생의 목표로 정하고 천안 모 사찰의 주지법사로 활동하면서 부지확보 같은 기본적인 준비를 끝내고 법인설립을 계획하게 된다.
하지만 운명은 그에게 희망과 꿈을 선사해주지 않았다. 전임주지가 연루된 사기사건에 휘말려 사기꾼이란 누명을 쓰며 전과자로 낙인찍히며 전 재산을 잃고 양로원설립이라는 꿈과 희망마저 꺾이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이 사건의 충격에 의해 남편도 잃게 되어 희망과 꿈은 좌절과 고통으로 다가온다.
2000년 3월 싸늘한 새벽바람을 안고 출소한 그는 복받치는 분노와 억울함, 설움과 고통으로 오열할 수밖에 없었으며 마음의 응어리와 한을 『스쳐간 바람』이라는 자전적 소설로 세상에 내놓는다. 또 끝내 모진 광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을 감은 남편을 기린 『가슴에 있는 사람』이란 시집을 엮어낸다.
좌절과 고통의 시간 속에 모 구청의 소개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그는 뇌성마비 장애인들과 만나, 열악한 환경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인생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그날 이후 윤 시인은 그들을 위해 남은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 그들에게 글쓰기 연습 등을 가르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고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쓴 글을 모아 지난해 10월 『그대의 그대가 되어』라는 네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좌절과 고통을 딛고 일어선 희망의 메시지
그가 최근에 펴낸 『꽃처럼 살고 싶다』는 시인이 살아온 그동안의 삶에 대한 깊은 소회가 담겨 있다. 그는 이 시집에서 고통과 좌절로 인해 찾아오는 방황에 대해 많은 면을 할애하여 다루고 있다. 자신의 자라온 과정과 아픔, 고통에 대한 스스로의 회한을 적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방황과 고통은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남편에 대한 그리움, 문득 먼저 떠나버린 남편을 그리는 것일까. 「서러운 그리움」이란 시에서 그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에 운명처럼 안고 가야할 그리움의 무게가 너무 싫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언제까지나 그리움만 그리지는 않는다. 「어디엔가 머물고 싶다」란 시에서처럼 그도 이제 지나간 날의 얼룩지고 묵은 삶의 기억을 지우며 안도의 마음으로 어디엔가 조용히 머물고 싶다고 말한다. 그 동안 고통과 좌절에 지친 심신을 이제 조용히 자신의 삶을 관조하면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바램은 그의 시 「아들아」를 통해 표출된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한 너/내 아들 고맙다’란 표현처럼 이제 성장한 아들의 미래를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그 속에서 안주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왕성한 활동 속에 새로운 희망을 안고
최근 그는 그동안의 방황을 끝내고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제 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방황을 통해서 자신의 운명의 한 단계 승화시킨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방황은 ‘아름다운 방황’으로 남아있다.
요즘에는 장애인의 문제를 파헤친 소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6번째 작품으로 에세이집을 조만간 시중에 선보 일 예정이라 한다. 이와 함께 그동안 못 써본 연예소설도 한번 써보고 싶다고 말한다.
“인생 참 짧네요. 그 짧은 인생 마음을 나누고 사랑하며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더불어 나누며 사랑하며 지켜주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짧은 인생. 하지만 너무 짧기 때문에 우리가 할 일은 너무 많아 희망과 꿈을 갖고 살아가기에도 벅차다는 그의 말처럼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슬픈 눈물을 흘릴 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윤경숙
시인 소설가
서울구치소 불교 종교위원
서울시 자원봉사 교육전문강사
서울시 모범자원봉사자 표창
kbs-1tv <이것이 인생이다>방영
시집 『차라리 침묵하고』 『가슴에 있는 사람』 『그대의 그대가 되어』
장편소설 『스쳐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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