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홍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세계의 모든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달되는 지금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자신만의 관심사를 찾기 위해선 그만큼 즉흥적이고 신속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대중매체를 통해 전파되는 광고의 경우도 빠르고 신속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보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내용위주의 편성을 하게 된다.
그만큼 사회가 빠르게 변해가면서 거기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다 보니 과거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은 상호간에 얼굴 붉히는 일로 발전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몇 일전 뉴스에선 지성의 최고봉이라 할 대학의 한 식당에서 사소한 시비 끝에 다툼이 있었던 두 학생이 서로 고소까지 가는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경찰서에서도 경찰들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사과로 끝날 일을 끝까지 고소취하하지 않아 둘 다 불구속 기소됐다고 한다.
최근 청소년 범죄도 종종 즉흥적인 경우가 많다. 지나가는 사람이 쳐다본다고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용돈을 안준다고 부모를 폭행하는 경우까지 우리사회의 윤리관과 도덕관이 빠르게 퇴색되고 있다. 사소한 일에 짜증을 자주내고 집착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경우중 하나이다.
그런데 문제는 청소년들이야 그렇다 치고 모범을 보여야할 기성세대도 이에 못지않다는 사실이다. 특히 사회지도층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 나라가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과 여당은 신당문제를 둘러싸고 험악한 관계에 접어들었다. 이미 대통령 측과 신당추진측은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대야당은 여당의 이러한 모습을 즐기며 차기 대권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정치권은 산적한 국정현안을 처리하기 보다는 정파 간 이익에만 관심이 멀어있다.
집값은 폭등하고 생활은 나날이 고달파지고 있지만 서로 ‘네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 다툼만 있을 뿐이지 국민을 위한 진지한 자세는 보이지 않는다. 사회는 아직도 이념논쟁에 정신이 없으며 이러한 반사회적 현상을 계도해야할 언론은 이러한 싸움을 부추기며 더욱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
아귀다툼이 정점으로 치달을수록 국민은 더욱 불안해 할 수밖에 없으며 사회통합은 더더욱 멀어져만 간다. 갈가리 찢겨진 대한민국호. 우리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선 양보와 타협의 정신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에게 씩씩하고 올바르게 자라야한다고 강요할 것만이 아니라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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