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사기꾼
시대의 사기꾼
  • 관리자
  • 승인 2006.12.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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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침을 뱉은 사기꾼들


 

  시대가 사기꾼을 만들고 있다.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듣기 좋은 말을 잘 하는 사람이 환영 받는 시대이며,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속고 속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시대이다.  고개만 살짝 돌려 인터넷이나 신문, 방송을 보면 의사, 경찰, 정치인, 재벌 등 사회의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소시민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을 주고 받으며 각 종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이런 파렴치한들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뿌리 뽑을 수 없는 사회악이다.
  『시대의 사기꾼-속고 속이는 자의 심리학』은 바로 그 사기꾼들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기꾼들은 우리가 위에서 짚고 넘어간 악랄한 사기꾼들이 아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사기꾼들은 자신의 출생이나 사회적 배경, 혹은 시대나 사회의 제약 때문에 자신의 창조적 재능을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칭을 한 자들이다.  때문에 저자는 돈이나 명예 같은 자기 이익을 위해 사칭을 한 사람을 ‘이기주의적 사칭자’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기꾼들은 실제적으로는 사회가 더 낳아지는 결과를 낳은 ‘실용주의적 사칭자’로 구분 한다.
  저자는 오랜 신문과 기록들에서 찾아 낸 사칭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사칭이라는 범죄 행위가 그들에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그들의 사칭행각을 미워할 수 없게 하였기 때문이다.
  여전히 사회 속에서 지속되고 있는 성차별, 인종에 대한 편견들, 학벌 또는 사회적 배경 들은 우리를 ‘사칭’ 이라는 길로 인도하고 있다.  여자가 남자를, 흑인이 인디언을, 가짜 학위증명서를 만들거나 대단한 가문의 일원인 양 행세하는 것은 사회가 거부하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방패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나온 인물들의 사칭은 분명 거짓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던 재능만큼은 누구보다도 뛰어 났기에 범죄가 아닌 각 시대와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에 대한 비판이자 조롱으로 읽혀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느낄 수 있었던 사람을 속여나갈 때의 통쾌함은 우리로 하여금 사칭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현실과 분리 되어 있는 인터넷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시 되는 현대에 이르러서는 누구나가 여러 가지의 자아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  인터넷이 가진 익명성과 자신을 나타내는 id는 곧 사칭이라고 할 수 있다.
  사칭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대의 사기꾼』사칭 속에서의 우리의 정체성, 진실과 허구, 믿음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사라 버튼 지음 / 채계병 옮김 / 이카루스 미디어 펴냄 / 390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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