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어느 날 요짱의 집에 노란 코끼리가 찾아온다. 노란 코끼리라 이름 지은 중고 자동차, 덤벙대기 일쑤인 엄마가 운전을 한다는 것이 요짱은 영 미덥지 않다. 어린 나나와 산만하고 사고뭉치인 엄마, 그리고 엄마와 이혼해버린 아빠, 이런 가족들 틈에서 요짱은 하루 빨리 남자가 되고 싶고,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
소설 속에서 엄마와 요짱은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기를 맞는다. 이혼 후 자신에게 찾아온 상실감, 함께 찾아온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 속에서 갈등하던 엄마는 노란 코끼리와 함께 세상과 싸워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찾는다. 미숙한 운전 솜씨 덕분에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지만 사람들의 질타 속에서 자신을 한 단계 성장 시켜 나간다.
요짱은 이러한 엄마를 이해하고 자신이 감싸주려 한다. 생일날 찾아왔다 돌아가는 아빠의 뒷모습에 가슴이 아프지만 자신보다는 동생과 엄마의 마음을 쓰다듬으려 하고, 노란 코끼리를 끌고 다니는 엄마의 모습은 불안하지만 엄마의 홀로서기의 한 과정임을 인식하고 마음 속으로 응원하면서 요짱은 어른이 되어간다.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이 씁쓱해진 그 날은 내 열한 번째 생일이었다.”
『노란 코끼리』는 싱글맘 가족의 성장 이야기이다. 싱글맘 가족이 가질 수 있는 문제들을 밝고 경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자신의 가족은 우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엄마와 동생을 돌보려는 요짱의 마음은 기특하지만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로써의 욕구가 밀려올 때, 결국은 아이처럼 투정을 부릴 때 독자들은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며 가슴 속에 피어오르는 애잔함을 느낀다. 특히나 아이의 투정에 배어있는 허탈감과 엄마가 느끼는 생활고가 동시에 전달되어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요짱의 가족이 타고 가는 노란 코끼리, 이들의 앞길을 비추는 희망을 찾아서 그들과 함께 노란 코끼리를 타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 양경미ㆍ이화순 옮김 / 이가서 펴냄 / 223 쪽 / 9,800원
[독서신문 권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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