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물쇠를 남기고 떠난 부인이야기
유조가 후한(後漢) 헌제(獻帝) 건안(建安) 때 하간태수(河間太守)가 되었다. 유조의 아내가 죽자 유조는 아내의 시체를 담은 관을 태수가 일을 보는 관청의 뜰에다 묻었다. 유조가 황건적(黃巾賊)을 만나자 하간군을 버리고 달아났다. 후임태수가 하간군에 이르러 밤에 꿈을 꾸었는데 꿈 속에서 한 부인(婦人)이 그에게로 왔다. 나중에는 또 부인이 그에게로 와 한 쌍의 자물쇠를 주었다. 태수는 그 자물쇠에 무슨 이름을 붙일 수가 없었다.
부인이 말하기를 “이것은 위유쇄(萎?鎖)입니다. 금루(金縷) 금루(金縷) : 金屬으로 만든 이삭 모양의 물건.
로써 서로 이어 만들었는데 사람이 이것을 굽히고 펼 수 있으니 실로 진기한 보물입니다. 저는 바로 마땅히 이곳을 떠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서로 이별하고자 하니 삼가 남에게 알리지 마십시오”라고 하였다. 스무 날 뒤에 유조가 자기의 아들을 보내어 아내의 영구를 맞이해 오게 하였다. 후임태수는 곧 사실을 깨닫고서 유조의 아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유조의 아들은 자물쇠를 보고 감정이 복받쳐 서럽게 울며 자기를 이기지 못하였다.
독서신문 1387호 [2005.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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