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묻어나는 뮤지컬 <달고나>
추억이 묻어나는 뮤지컬 <달고나>
  • 관리자
  • 승인 2006.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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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대중음악으로 향수 달래

추억이 있기에 지금의 당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7080세대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한 뮤지컬이 <달고나>이다.
지난 2004년 소극장에서 시작한 <달고나>가 이번에는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이미 수차례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기에 대극장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2천여 석을 가득 매운 주요 관객층은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386 세대들이다. 어쩌면 그들이 있기에 만들어진 공연이라고 느껴질 만큼 철저하게 이번 공연은 그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개발되기 전의 산동네를 무대로 옮겨놓고, 새마을 운동, 교련복을 입고 다니는 학생의 모습, 1호선 개통, 포니 등을 통해 그 시대적 배경을 잘 살려냈다. 또한 소극장의 공연과는 다르게 커다란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세세한 곳까지 무대세트며 무대장치를 시대적 배경에 포커스를 두는 세심함을 보였다.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 중 가장 큰 것이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이다. 동전을 넣으면 옛 노래가 나오듯이 배우들이 나오면 추억이 아련한 대중음악들이 술술 나온다. 송창식의 ‘담배 가게 아가씨’, 현이와 덕이의 ‘너 나 좋아해 나 너 좋아해’, 김수철의 ‘젊은 그대’ 등의 추억 가득한 음악들로 <맘마미아>에 버금가는 구성을 보여줬다.

동네에 한 대뿐인 tv를 보기위해 한집에 모이고, 대학생들의 mt에서 불렀던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광주학생운동의 실상 등의 시대적 배경을 통해 추억뿐만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또한 ‘어린 왕자’는 마임으로 다시 태어나서 공연의 신선함을 선보였다. 어둠 속에서 움직임만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뮤지컬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기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뮤지컬 <달고나>를 보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음악이 흘러나올 때면 어깨는 들썩이고 발은 어느새 박자를 맞추며 움직이고 있었다. 청담동에서 온 박정민(46)씨는 “너무 유쾌하고 즐거운 공연이다. 딸아이와 함께 왔는데 그 시절을 잘 모르는 대도 함께 웃고 함께 공유 할 수 있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전해진 것 같다”며 “하지만 주인공이 느끼는 성공에 관한 현실과 자아에서 오는 괴리감에 대한 갈등은 우리 세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느껴보았을 심리적 긴장감이었을 것이다”라며 당시를 회상 했다.

주인공인 세우와 지희의 아련한 러브 스토리가 비록 해피엔딩으로 끝나진 않았지만 오히려 찐한 여운을 남겨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고나>는 대극장에서 새롭게 무대에 올랐다는 것과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 등에서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난타>로 이미 연출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송승환씨의 이번 뮤지컬이 대극장에서 어느 정도의 반응을 얻을 것인지,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 할 것인지가 한국의 대극장용 뮤지컬 공연의 미래를 내다보게 할 수도 있다.

아련한 추억에 젖어 따스한 겨울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달고나>를 찾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곳에 당신의 과거와 현재가 존재하고 그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즐거워하는 자신을 발견 할지도 모른다.  

[독서신문 김정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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