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날개 펴고 날아오르다”
“한글, 날개 펴고 날아오르다”
  • 독서신문
  • 승인 2009.10.26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화로 풀어낸 한글의 소중한 의미와 가치
▲ 한글 피어나다     © 독서신문
[독서신문] 강인해기자 = “백성들에게 글을 가르칠 순 없을까”
 
선조의 뜻을 받들어 왕에 오른 세종대왕은 어진마음으로 백성을 다스렸다. 하지만 백성들은 사소한 도둑질과 싸움, 부모를 죽이는 끔찍한 일까지 저지르고 말았다. 충신, 효녀, 열녀 등 본받을 만한 인물의 이야기를 『삼강행실도』라는 책으로 만들어 고을마다 내려 보냈지만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그림만 보고서 모든 내용을 헤아리기엔 한계가 있었다.

어려운 한자를 가르치기도, 공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세종대왕은 백성들에게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글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고 그래서 만든 것이 훈민정음, ‘한글’이다.

『한글 피어나다』는 한글의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동화로 풀어냈다. 음성·언어학 교수, 동화작가, 설치미술가, 글꼴 연구가, 캘리그래퍼, 무용단 단장, 도예가, 전각예술가 등 각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글쓴이들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글의 장점과 아름다움을 전한다. 이 책은 한글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했다는 점과 그 흥미로운 구성이 눈길을 끈다.

1부 ‘우리 민족과 인류의 자랑, 한글’에서는 언어학 교수인 저자가 한글의 닿소리와 홀소리가 만들어진 원리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ㄱ, ㄴ, ㄷ…’과 같은 기본 닿소리의 발음 기관 모양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학술적인 내용을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이야기하듯 전개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부는 과거와 현재에 걸쳐 한글과 관련된 인물의 이야기를 동화로 들려준다. 대부분의 한글 관련 책이 세종대왕의 입장을 중심으로 전개했다면 이 책은 힘없는 백성, 한글 연구에 몰두한 학자 등의 입장에서도 내용을 전개한다. 한글을 몰라 누명 쓴 백성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관졸 박만득, 한글 창제를 반대한 학자 최만리, 한글 보급에 힘쓴 신하 정인지, 한글 덕분에 어머니와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던 아기나인 곱단이, 한글을 현대화시키고 <독립신문>을 제작한 주시경, 한글박사 글한글 등 아홉 인물의 한글과의 인연을 맛깔스런 문체로 그려냈다.

3부 ‘한글,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다’에서는 현재 한글을 소재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설치 미술을 통해 한글의 조화미와 균형미를 표현하거나 일반 백성이 쓰던 글씨체인 민체를 연구하며 그 외에도 무용·도예·전각·캘리그래피를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예술가들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한글의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한다. 풍부한 사진 자료가 담겨있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한글과 결합된 예술 공연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한글과 관련돼 경사스런 소식이 자주 들린다. 인도네시아의 부톤 섬 찌아찌아 부족이 한글을 부족 공식 문자로 받아들였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국어 교육기관의 이름을 ‘세종학당’으로 통합하고 2012년까지 세종학당을 60개로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 9일 한글날 제563돌을 맞아 광화문 광장에 세종대왕동상이 세워짐과 동시에 동상 지하에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도 함께 문을 열어 국내외에서 한글이 일보 전진하는 계기가 활발하게 마련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인터넷, 언론, 일상 대화에서조차 한글을 파괴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매년 한글날이 되면 한글 사랑 캠페인이 반짝 이벤트처럼 진행되고 말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 한복판에 세종대왕이 새 둥지를 틀고 자리를 잡았으니 그의 위엄을 느끼면서 한글의 도약에 희망을 걸어보면 어떨까 싶다. 
 


■ 한글 피어나다
정해왕 외 7명 지음 / 이수진 그림 / 해와나무 펴냄 / 172쪽 / 13,000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